"지게차 동선만 표시해도 중대법 리스크 줄인다"

노현섭 기자 2023. 11. 2.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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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안전 디자인'이 중대재해처벌법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현장의 근로 안정성을 높이려 고민하는 기업들의 새로운 해법으로 떠올랐다.

안전서비스디자인사업은 서비스디자인 방법론을 통해 산업단지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근로자의 심리·행동적 특성을 고려한 디자인을 개발 및 적용해 산업재해, 화재 등 다양한 안전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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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한국산업단지공단 공동기획>
◆산업안전 디자인 성과 공유회
사업장 평균 2000만 원 시공비로
산업현장 안전사고 예방 효과 톡톡
여수국가산단에 있는 동명산업 공장의 안전디자인 인프라가 구축되기 전(왼쪽 사진)과 구축 후 모습. 공장 바닥에 지게차와 근로자의 충돌 방지를 위한 별도의 구획이 서로 다른 색으로 구분돼 있다. 사진 제공=한국산업단지공단
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부터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
[서울경제]

‘산업안전 디자인’이 중대재해처벌법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현장의 근로 안정성을 높이려 고민하는 기업들의 새로운 해법으로 떠올랐다. 산업 특성에 맞는 산업안전 디자인을 도입하면 근로자들의 안전이 크게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 현장의 안정성을 높이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산업단지공단과 한국디자인진흥원이 2일 서울 코엑스 디자인코리아에서 발표한 ‘안전서비스디자인사업의 2023년 성과'에 따르면 지난해 여수, 반월, 창원 등 산업단지 입주기업 8개 사에 ‘안전디자인 인프라’를 구축한 결과 현재까지 단 한 건의 재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 사업장별로 평균 2000만 원 규모의 시공비로 귀중한 생명을 살리는 것은 물론 산업재해를 예방했다. 8개 기업 사업장에서는 이번 인프라 구축 사업 참여 직전 한 해에만 4건의 크고 작은 산업 재해가 발생했었다.

안전서비스디자인사업은 서비스디자인 방법론을 통해 산업단지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근로자의 심리·행동적 특성을 고려한 디자인을 개발 및 적용해 산업재해, 화재 등 다양한 안전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 사업이다.

석유화학기업 및 조선소를 대상으로 씰제품과 테프론 라이닝 등을 생산하는 동명산업의 경우 지게차와 보행자의 이동통로를 명확히 구분하는 현장 디자인을 통해 무사고 현장을 만들었다. 성기진 동명산업 대표는 “과거에 지게차가 이동하다 가스통을 건드려 가스통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었다”며 “안전서비스디자인사업을 통해 이동통로를 명확히 구분하니 사고 예방은 물론 근로자들의 안전의식도 크게 향상됐다"고 전했다.

경북 구미산단에 위치한 금형 및 프레스 제작업체인 케이앤이 박시연 부사장은 “대기업과 달리 대표가 모든 부분을 결정해야 하는 중소기업은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대표가 구속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며 “아무리 안전을 강조해도 사고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근로자들이 스스로 안전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한 이번 사업은 경영자 입장에서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 안전서비스디자인사업의 성과를 확인한 한국산업단지공단과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의 자율적인 안전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안전 문화 확산을 위해 ‘산업안전 유형 진단 디지털 플랫폼(Safe TI)’을 개발해 12월 초 오픈할 계획이다. 사업장의 물리적·인적 요소에 대해 간단한 자가 진단을 통해 안전유형(16가지)과 안전수준(5단계)을 알아보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다.

이상훈 산단공 이사장은 “앞으로도 한국디자인진흥원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안전한 산단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고,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도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는 서비스디자인을 적극 활용해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 겠다”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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