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명만 허용된 노조 전임자가 311명… 노조 간부에게 고급차·유지비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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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노조 전임자 근로시간 면제와 사측의 노조 운영비 원조 관련 기획감독을 벌인 결과, 노조 전임자 인원을 법정 한도보다 10배 가까이 늘리거나 회사가 노조 간부에게 고급 차량을 지원하는 등 위법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타임오프는 노조 전임자에게 회사가 임금 손실 없이 근로시간을 면제해 주는 제도로, 노조 조합원 규모에 따라 고용부 고시로 인원 및 시간 한도가 정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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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마친 62곳 중 39곳 적발" 중간 발표
노동계 "전임자 임금은 노사 자율" 반발
정부가 노조 전임자 근로시간 면제와 사측의 노조 운영비 원조 관련 기획감독을 벌인 결과, 노조 전임자 인원을 법정 한도보다 10배 가까이 늘리거나 회사가 노조 간부에게 고급 차량을 지원하는 등 위법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정부는 회사가 노조 편의를 과도하게 봐줘 노조 자주성을 침해했다며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힌 반면, 노동계는 "노사 자율 훼손" "편파적 감독"이라며 반발했다.
고용노동부는 2일 '근로시간 면제 제도(타임오프) 운영 및 운영비 원조' 기획감독 중간결과를 발표하고 지난달 13일까지 조사한 사업장 62곳 중 39곳에서 위법 사항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근로시간 면제 한도 초과 및 위법한 운영비 원조 등 부당노동행위 36건 △위법한 단체협약 11건 △단체협약 미신고 8건 등이다. 이번 감독은 앞서 9월 발표된 타임오프 제도 실태조사 결과 법규 위반이 의심되는 사업장, 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그달 18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고용부는 이달 말까지 140개 회사를 추가 감독할 예정이다.
타임오프는 노조 전임자에게 회사가 임금 손실 없이 근로시간을 면제해 주는 제도로, 노조 조합원 규모에 따라 고용부 고시로 인원 및 시간 한도가 정해져 있다. 문제는 노조의 강요나 사측의 회유로, 회사가 노조 전임자에게 과도한 편의를 제공하며 정상적인 노조 활동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노조 자주성을 침해하고 노사관계 건전성을 저해한다"는 점을 이번 단속의 명분으로 삼은 이유다.
고용부가 공개한 위법 사례를 보면, 한 지방 공기업은 근로시간 면제자 지정 없이 사후 승인하는 방식으로 인원 한도(32명)보다 10배쯤 많은 311명의 근로를 면제해 줬다. 면제된 근로시간은 총 4만8,748시간으로 한도(3만800시간)보다 1만8,000여 시간이 길다. 한 공공기관은 노사가 이면합의를 통해 근로 면제시간(1만2,000→1만3,346시간)과 인원(12→27명) 한도를 모두 초과했다. 적발된 근로시간 면제 한도 초과 사례는 모두 29건이다.
운영비 원조와 관련해서는 △최근 2년간 노조 운영비로 총 10억4,000여만 원을 지원한 자동차 부품 제조사 △노조 사무실 직원 급여를 전액 지급한 반도체 제조사 △노조 간부에게 고급 승용차 10대와 연간 7,000만 원 유지비 등을 지원한 통신·방송 장비 제조사 등이 위법 사례로 공개됐다. 고용부는 적발된 사업장에 시정 지시를 내리고, 불응하면 형사 처벌과 과태료 부과 등 엄정 조치를 할 계획이다.
양대노총은 정부가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에도 노조 전임자 급여 문제는 노사 자율 사항으로 규정돼 있다며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단협 체결 경위, 노조 활동 현황, 사용자 부당노동행위 의사는 확인하지 않고 기계적인 면제 한도 초과 급부만 따진 노조 공격 목적 근로감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를 호소하는 노조 진정이나 구제 신청에는 부당노동행위 의사나 고의성을 엄격하게 따지지 않았나"라며 정부를 성토했다. 한국노총은 "정부가 노사 자율을 훼손하고 오히려 노사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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