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은행 '독과점' 강력 비판…추가조치 내놓나[정다운의 뉴스톡]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박지환 기자
[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카카오에 이어 은행권도 강도높게 비판했습니다.
"은행이 갑질을 많이 한다", "기득권층", "체질을 바꿔야 한다" 등의 강한 표현도 여러차례 사용했는데요.
일반 서민들이 고금리 시대, 대출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이자 장사로만 쉽게 돈을 번 은행권에 다시 한 번 경고의 메시지를 날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경제부 박지환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기자]
예. 안녕하세요.
[앵커]
어제 윤석열 대통령의 표현이 좀 쎘어요?
[기자]
네.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카카오택시와 은행을 향해 동시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어제 비상경제민생회의는 대통령실이 아닌 마포의 한 카페에서 택시기사와 소상공인, 주부, 청년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시민들과 함께 삶의 고충을 얘기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됐는데요.
한 시민이 고금리와 대출 장벽 때문에 힘들다고 눈물을 흘리자 윤 대통령은 작심한 듯 은행의 영업행태를 비판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윤 대통령>
"우리나라 은행들은 갑질을 많이 합니다. 은행의 이런 독과점 행태는 이건 정부가 그냥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이밖에도 "독과점 시스템을 어떤 식으로든 경쟁이 되게 만들어야 한다", "체질 개선을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 등 강도높게 비판했습니다.
'횡포'와 '갑질', '독과점', '부도덕', '약탈적'이란 표현들이 동원됐는데, 윤 대통령의 평소 어법을 고려하더라도, 2023년 가을 현재, 은행을 어떻게 규정하고 바라보는 지 짐작할 수 있는 어휘들입니다.
[앵커]
같은 날 나온 은행연합회 보고서, 은행이 지난해 얼마나 어떻게 벌고 어디에 썼는지를 보여주는 '2022년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가 발단이 된 거 같아요.
[기자]
예. 은행 경영현황 보고서는 어제 은행연합회가 공개했지만, 통상 발표하기 전 주요 부처에 미리 보고를 합니다.
금융위원회를 통해 대통령실 경제수석실에도 며칠 전에 전달이 됐을 거고요. 대통령실에서도 미리 받아봤을 겁니다.
제가 '정다운 뉴스톡 530'에 들어오기 전에 용산 대통령실쪽을 취재해봤는데요.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타운홀 미팅 때 사전에 준비해 드린 자료는 전혀 없었고 현장 즉석 발언이었다. 현장에서 그동안 은행에 대한 문제로 인식한 게 바로 나온 발언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어제 말고 사흘 전 국무회의에서도 윤 대통령이 "소상공인들이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게 대통령실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앵커]
오늘 조간 신문에도 많이 보도됐지만 5대 은행 임직원 연봉이 1억을 훌쩍 넘고, 희망퇴직자 퇴직금도 평균 3억5000만원에 달했다. 이런 부분이 서민 경제와 괴리돼 윤 대통령이 이리 격노했을까요?
[기자]
예. '억소리' 나는 금액이긴 합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임직원 1인당 평균 소득은 1억1006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5대 은행에서 2357명이 희망퇴직했는데, 이들이 받은 희망 퇴직금은 평균 3억5548만원에 달했습니다.
코로나19 기간에 거리두기 강화로 많은 점포들이 문을 닫고, 장사를 해도 손님이 뚝 끊겨 매출도 뚝 떨어지고 힘들어 했잖아요.
여기에 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이것과 연동돼 시중금리 역시 상승하면서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힘든 서민들이 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에 가서 대출받아 생계를 겨우 유지하고, 대출금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고요.
반면 은행은 이런 서민들에게 내준 가계대출 이자를 받아 과도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희망퇴직자들에게는 한 사람 당 수억원의 특별퇴직금을 준 게 일부 공공재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은행의 역할은 아니라는 거죠.
[앵커]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에서 대출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하면서 대출금리 상승세가 약간 꺾였는데. 올해도 이런 '돈잔치'를 벌일까요?
[기자]
일단 5대 시중은행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이자수익은 31조원에 달합니다.
금융당국이 은행에 대출금리 인상자제를 권고해도 왜 이리 은행 수익이 많이 나는지 아세요?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실제로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5대 은행의 수신금리와 대출금리차, 즉 예대마진은 전년도말 기준 1.8%에서 지난해말 1.3%로 0.5%포인트나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순이자마진(금융기관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은 1.66%로 전년보다 되려 올랐는데요.
은행들이 예대금리차를 축소시켰지만 우리나라는 대출금리 중 변동금리 비율이 70%나 되기 때문에 이자이익에 손해가 없는 겁니다.
기존 대출자들은 6개월마다 변동금리를 적용받아 이자가 더 빨리 오르고, 더 많이 내야하는데, 정기예금·적금 등에 돈을 넣어둔 사람들은 1년 혹은 2년에 한번씩 찔끔 금리가 오르는 고정금리 성격이 강해서 이 사이에 갭이 생겼고, 은행 이자수익으로 돌아가는 구조인 겁니다.
[앵커]
참 답답하군요. 앞으로 정부 차원의 추가 조치 나올까요?
[기자]
예. 일단 윤 대통령은 은행의 경영개선 등 자구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인식을 강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은행 비판 발언을 내부에서도 비슷한 톤으로 자주 한다", "위기 때는 정부 지원 받으면서 가계 대출 상품을 팔아 수입을 잔뜩 올리는 게 과연 맞느냐?, 은행을 완전 사기업으로 볼 수는 없다는 인식이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금융위원회 쪽은 말을 아꼈는데요.
하지만 올해 연말에 금융당국이 정책금융 효율화 방안을 마련합니다.
정책서민금융 상품이 여러가지인데 이를 하나로 통합하고, 재원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조달할까 등이 골자인데요.
이 과정에서 천문학적 액수의 은행 이자수익 일부를 사회공헌 차원에서 어떻게 사용할지 등이 논의될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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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지환 기자 viole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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