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리스트’ 의원 첫 압색···대규모 강제수사 임박

천민아 기자 2023. 11. 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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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더불어민주당 '돈 봉투 수수' 국회의원에 대한 첫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최대 20명의 의원이 돈 봉투를 받았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검찰은 조만간 민주당에 대한 대규모 압수수색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돈 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강제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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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만 ‘수수자’ 수사 본격 착수
전당대회서 6000만원 살포 혐의
이정근 “허종식·임종성에 돈봉투”
민주 전반 수사···“송영길도 소환”
임종성(왼쪽)·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서울경제]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돈 봉투 수수’ 국회의원에 대한 첫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최대 20명의 의원이 돈 봉투를 받았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검찰은 조만간 민주당에 대한 대규모 압수수색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2일 정당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임종성·허종식 의원의 국회 사무실과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수사 초기 자금 살포 의혹도 함께 받았던 이성만 무소속 의원을 제외한다면 돈 봉투 수수 의원에 대한 본격적인 강제수사가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4월 28일부터 이틀간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국회 본관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과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300만 원씩 든 돈 봉투 20개를 살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사진 설명

검찰은 윤 의원이 ‘송 전 대표를 지지하는 국회의원 모임’ 참석자들에게 나눠주려 했지만 일부가 모임에 나오지 않아 현장에 있던 다른 의원들에게 주게 됐고 미처 주지 못한 의원들에게 현금을 전달하기 위해 추가로 3000만 원을 받아 의원회관을 돌아다니며 배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중 임·허 의원이 포함된 것으로 보고 우선 압수수색에 나섰다.

두 의원은 해당 사건이 알려지게 된 계기인 ‘이정근 녹취록’에 등장한다.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은 지난달 23일 열린 윤 의원 등 돈 봉투 사건 재판에서 “이성만·허종식·임종성 의원에게 돈 봉투를 줬다고 윤 의원이 말한 게 맞다”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다.

검찰 수사관들이 2일 국회 의원회관 내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압수수색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돈 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강제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두 의원 외에도 이용빈·김남국·윤재갑·김승남·김영호·민병덕·서삼석 민주당 의원 등을 의심하고 있다. 이용빈·김남국·윤재갑·김승남 의원은 녹취록에서 돈 봉투 수수 대상자로 거론됐고 김영호·민병덕 의원은 봉투가 오간 것으로 의심되는 회의에 참석하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총장은 서 의원에 대해서는 “보좌관들 밥이나 먹게 하라”며 200만 원을 본인에게 줬다고 법정 진술한 바 있다.

검찰은 윤 의원에 대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수수 의원 19명을 밝혔지만 언론에는 공개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수수자 명단은 수사 보완과 효율성을 생각해 보안에 부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이 이번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그간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을 받던 돈 봉투 수수자들에 대한 수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검찰이 수수 의원에 대한 수사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올 4월 윤·이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 후 6개월 만이다. 이 의원에 대한 영장이 올 8월에 기각된 후 별 다른 수사 진척 사항이 알려지지 않다가 검찰이 다시 수사를 재개한 셈이다. 구속 기소된 윤 의원이 재판에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돈 봉투 20개를 받은 혐의를 인정했다는 점도 검찰 수사에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들 외 다른 민주당 관계자들에게도 봉투가 건네진 정황이 있어 이번 사건은 민주당 전반에 대한 수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수사의 정점은 송 전 민주당 대표를 향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송 전 대표의 책임범위나 혐의의 경중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수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민아 기자 mi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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