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칼럼] '게임 체인저' 가루쌀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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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농업에서 쌀 수급균형을 달성하고 식량자급률을 제고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등장했다.
가루쌀이 조명을 받는 이유는 쌀 재배 기반을 보전하면서 식량안보도 공고히 할 수 있는 대안이기 때문이다.
가루쌀은 밥쌀용 쌀의 가공 단점인 습식 제분을 보완해 쌀가루 가공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임으로써 빵이나, 면, 과자 등 다양한 쌀가루 가공제품을 값싸게 생산할 수 있다.
가루쌀은 식량안보에 필수인 논을 유지하면서 밥쌀 수급도 해결할 우리나라 미래 식량 산업의 '게임체인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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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농업에서 쌀 수급균형을 달성하고 식량자급률을 제고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등장했다. 바로 가루쌀이다. 게임체인저는 어떤 일에서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중요한 사건이나 인물을 이르는 말이다. 가루쌀이 조명을 받는 이유는 쌀 재배 기반을 보전하면서 식량안보도 공고히 할 수 있는 대안이기 때문이다.
쌀은 우리나라 국민의 주식이지만, 최근 식생활의 변화 등으로 밥쌀 소비가 줄어들면서 쌀 수급의 불균형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양곡소비량조사'에 따르면 연간 1인당 쌀 소비량은 56.7㎏이다. 1992년의 연간 1인당 쌀 소비량 112.9㎏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반해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22년 쌀 생산량은 376만 2000톤으로, 1992년 쌀 생산량 532만 8000톤의 70.6% 수준으로 떨어졌다. 쌀 생산량 감소보다 소비량 감소가 빨라지면서 수급 불안정을 초래하고 생산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또한 최근 곡물자급률이 20.9% 수준인 우리나라에겐 심화하는 기후위기와 우크라이나 사태, 주요국의 수출 제한 등과 같이 여러 요인으로 인한 식량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가루쌀은 겉모양은 쌀이지만, 성질은 밀과 더 비슷하다. 가루쌀의 구조는 밀의 전분 구조와 비슷하다. 가루쌀은 밥쌀용 쌀과 달리 전분 구조가 밀처럼 둥글고 성글게 배열돼 밀가루를 대신할 수 있다. 기존에 쌀을 빻을 때는 쌀을 물에 불려 분쇄하는 습식 제분이지만, 가루쌀의 경우 밀 제분 방식과 동일하게 건식 제분을 한다. 건식 제분으로 쌀을 불리고 탈수하는 과정에서 물이 필요하지 않아서 친환경적이다. 제분비용도 습식 제분에 비해 반절 이하로 저렴하다.
가루쌀은 밥쌀용 쌀의 가공 단점인 습식 제분을 보완해 쌀가루 가공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임으로써 빵이나, 면, 과자 등 다양한 쌀가루 가공제품을 값싸게 생산할 수 있다. 이는 밥쌀용 쌀의 공급 과잉을 줄이고, 가루쌀을 통해 쌀 소비의 기회를 늘릴 수 있다.
또한 기존 쌀 생산 기반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모내기 시기가 늦어 밀과 이모작에 유리하다. 가루쌀은 식량안보에 필수인 논을 유지하면서 밥쌀 수급도 해결할 우리나라 미래 식량 산업의 '게임체인저'다.
국산 밀의 자급률이 1.1%인 자급률 향상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가루쌀 모내기가 밥쌀용 쌀보다 조금 늦다. 밀은 보통 이모작으로 겨울에 심지만, 수확시기가 6월 중순으로 밥쌀용 쌀 모내기 시기와 겹친다. 가루쌀은 적정 모내기 시기가 6월 말, 7월 초로 밀과 이모작에 딱 맞기 때문에 밀 생산도 증가시킬 수 있다. 가루쌀은 밀가루 대체 품종으로써 수입 밀가루의 일부를 대체할 수 있다. 정부에서도 오는 2027년까지 연간 밀가루 20만 톤을 가루쌀로 대체해나갈 계획이다.
올해 처음으로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는 가루쌀 벼를 매입하고 있다. 검사등급은 일반 밥쌀 대비 전분 구조가 촘촘하지 않은 특성과 매입검사가 처음으로 시행되는 점 등을 고려해 등급 기준을 1개 등급씩 완화했다. 수분은 품종 특성을 고려해 수분함량 기준 최고한도는 15%에서 14%로 하향 조정하고 일반 밥쌀은 13%인데 비해 가루쌀은 최저 수분기준을 없앴다.
가루쌀 매입을 통해 밥쌀용 쌀의 구조적 생산 과잉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식량작물로서 쌀 산업 성장을 견인할 소재로써 주목받고 있다. 가루쌀은 우리나라 쌀 산업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작물이라는 것이다. 가루쌀이 '게임체인저'로 불릴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조심스럽게 기대를 걸어본다. 이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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