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낙수효과, 필수의료 유입으로 이어지려면

최다인 기자 2023. 11. 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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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확대가 '낙수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에 우려감이 일고 있다.

의료체계 개선이 전제되지 않은 증원은 오히려 지역의 필수의료 붕괴를 부채질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비인기과 기피 현상은 변하지 않아 증원 시 오히려 인기과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으며, 이는 곧 지역 필수의료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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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사 수 부족"…의료계 "인기과 쏠림 심화될 것" 비난
필수의료 쿼터 배정·의료수가 대폭 인상 목소리
'지역인재전형' 확대 통한 의료인력 수급 방안도
충남대병원 앞에서 한 환자가 진료를 대기하고 있다. 김영태 기자

의대 정원 확대가 '낙수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에 우려감이 일고 있다. 의료체계 개선이 전제되지 않은 증원은 오히려 지역의 필수의료 붕괴를 부채질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의료계는 필수의료 쿼터 추가 배정과 의료수가 현실화 등 체계적 개선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9일 필수·지역의료 혁신전략'을 발표하며 2025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의대 증원을 반영하겠다고 밝혔으나, 이와 달리 의료계에선 인기과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정부가 꺼내든 낙수효과론은 의사 수를 늘려놓으면 피부과, 성형외과 등 인기과 내 경쟁이 넘쳐나면서 의료인력이 비인기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과 맞물려 있다. 필수의료 붕괴의 근본적 원인을 의사 수 부족으로 판단한 것.

하지만 인기 진료과 경쟁에서 낙오된 의대생들이 타 진료과에 비해 의료수가가 낮고, 근로 강도는 높은 필수과에 지원할 가능성이 적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비인기과 기피 현상은 변하지 않아 증원 시 오히려 인기과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으며, 이는 곧 지역 필수의료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이에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지역 의료 강화를 위해선 필수의료 쿼터 및 의료수가 확대가 전제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전공의 배정을 담당하는 26개과 전문 학회에서 전문의 수를 정하면 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배정 과정에서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 필수과 전공의 자릿수를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의료수가 현실화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앞서 복지부도 고난도·고위험 추가 보상과 저평가 항목 수가 인상, 소아 입원 보상 강화 등 대책을 내놓은 바 있지만,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요구되고 있다.

안요찬 대전대 보건의료경영학과 교수는 "많은 인재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자릿수를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피 이유 중 낮은 경제적 보상에 대한 보완 없이는 무의미할 수도 있다"며 "의료 수가 재정 전체를 확대, 필수의료에 추가 배분하겠다는 것인지, 높은 검사비용에서 가져와 필수의료에 나눠주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구체화해 필수의료 여건 개선에 가능성을 보태야 한다"고 했다.

관련 교육제도 개선 필요성도 거론되고 있다.

대학이 소재한 지역의 고등학교 졸업자가 지원할 수 있는 '지역인재전형'을 확대, 지역인재를 오랫동안 지역에 머물게 해 의료인력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다.

종로학원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최근 5년간 의대 경쟁률 및 2024학년도 지역인재 선발 규모' 분석자료에 따르면 올해 충청권 7개 의과대학은 전체 모집정원 437명 중 38.90%인 170명을 지역인재 전형으로 선발했다.

안 교수는 "평생 지역에서 살아온 사람이라면 대학 졸업 후에도 터전을 옮기기가 쉽지 않다"며 "의대에 지역민을 더 수용해 필수의료의 원활한 수급을 도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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