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삭감' 尹대통령 "R&D다운 R&D에 재정 사용돼야"
"국가 R&D 예산, 기초 원천 기술·차세대 기술 역량에 중점 사용돼야"
"도전적 연구는 성공과 실패 따로 없어…실패 문제 삼지 않겠다"
대덕연구개발특구 50주년 미래비전 선포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은 민간과 시장에서 연구개발 투자를 하기 어려운 기초 원천 기술과 차세대 기술 역량을 키우는 데 중점 사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일 오후 대전에 있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열린 선포식에서 "R&D다운 R&D에 재정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앞으로R&D 예산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국가 R&D 예산을 앞으로 더 확대하기 위한 실태 파악 과정에서 내년 R&D 예산의 일부 항목이 지출 조정됐으며 연구 현장의 우려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 연구자들이 제대로 연구할 수 있도록 돈이 얼마가 들든지 국가가 적극 뒷받침할 것이다. R&D 재정의 지출 경로에 대해서는 계속 확인해서 우리의 미래를 위해 지금 반드시 해야 할 연구를 소홀히 하는 일이 없도록 연구자들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내년도 국가 R&D 예산 삭감과 관련해 과학기술계 10개 단체가 모인 국가 과학기술 바로세우기 연대회의는 과학기술계 출연연의 연구 직접비 삭감 비율이 30% 가까이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장 연구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피해가 예상되고, 기초 연구 사업이 타격을 받는 등 '씨앗'이 잘려나갈 것이라고도 우려했다. 이공계 인재 유출도 가속화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현장을 묵묵히 지킨 연구원들의 노력이 비도덕적 카르텔로 매도됐다며 이에 대한 반발도 컸다.
대덕특구 출범 5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자리지만 국가 R&D 예산 삭감 등의 파장으로 연구현장에서는 마냥 기쁘게 맞이할 수만은 없었던 50주년이기도 했다. 행사가 열리기까지 일정과 내용, 참석자 등에서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정부의 적극 지원을 강조하기도 했다. "혁신적인 연구, 도전적인 연구는 성공과 실패가 따로 없다. 연구 과정에서 창출되는 연구자들의 발전, 성과, 노하우, 경험 이것이 바로 성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도전적 연구에 대해서는 성공과 실패가 따로 없는 만큼 실패를 문제 삼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에서는 2021년 기준 2461개 입주기관(26개 정부출연연구기관, 7개 교육기관, 2356개 기업 등)을 통해 한 해 약 7.7조 원의 R&D 투자, 약 21조 원의 매출이 발생되고 매년 1500건 내외의 공공기술이 민간에 이전된다. 고용인원 8만6천 명, 그 중 연구인력 3만8천 명, 특히 박사급이 1만7천 명에 달하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과학기술 기반 혁신 클러스터로 성장해왔다.
이날 선포식 참가자들은 1973년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전신인 '대덕 연구학원 도시 건설 계획'이 결정된 이래, 1978년 자주 국방시대의 개막(백곰 지대지 미사일 개발), 1989년 반도체 기술강국의 초석(4M DRAM개발성공), 1996년 무선통신시대 선도(세계 최초 CDMA 상용화), 올해 세계 7대 우주강국 도약(누리호 실용위성 발사 성공) 등 눈부신 성과를 배출해낸 대덕연구개발특구의 50년 역사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린다 밀스 뉴욕대학교 총장, 또 고(故) 최형섭 장관, 고 최순달 박사 등 AI로 복원한 과학기술 유공자 등의 축하 메시지가 이어져 행사의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과학기술, 산업, 인재, 공간 등 4대 분야별 발전과제도 발표됐다. 과기정통부와 대전시는 이날 발표한 대덕연구개발특구 미래비전에 대한 구체적 정책을 마련하고 추진해 나가기 위해 앞으로 연구개발특구 구성원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소통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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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CBS 김정남 기자 jn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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