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과학자 양성" KAIST 과기의전원 설립 본격화하나

정인선 기자 2023. 11. 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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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8년 만에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면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주도적으로 추진해 온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과기의전원) 설립이 본격화될 지 주목된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와 함께 의과학자 중요성까지 강조하면서 과기의전원 설립에도 힘이 실렸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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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대 정원 확대' 계기로 설립 가능성 커져
그동안 의료계 반대로 지지부진…속도낼 지 주목
한국과학기술원(KAIST). KAIST 제공

정부가 18년 만에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면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주도적으로 추진해 온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과기의전원) 설립이 본격화될 지 주목된다.

'임상의 진출' 우려와 의학계 반발 등으로 상당한 진통이 있었지만, 정부가 의대 정원을 확대키로 가닥을 잡으면서 설립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기의전원은 의사 자격(MD)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박사 학위(PhD)까지 취득한 의사과학자를 육성하는 게 목표다. 기존의 의사 역할이 환자 진료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의사과학자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의 공학 지식을 바탕으로 질병 치료, 의약품·의료기기 개발 등에서 융합연구 역량을 발휘하는 데 주력한다.

한국은 의대 졸업생 중 의사 과학자가 되는 비율이 1% 미만으로,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다. 의사과학자들이 화이자와 모더나 등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주도한 사실을 비춰볼 때, 의사과학자 부족은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과기계는 현재의 의과학대학원 체계로는 의사과학자 양성에 제약이 크다고 보고, '의사과학자 육성'에 방점이 찍힌 과기의전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KAIST는 미국 하버드 의대의 의사과학자 양성과정인 HST(Health Sciences and Technology) 등을 토대로 KAIST 과기의전원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설립한 KAIST 의과학대학원을 확대·통합해 정원 50명 규모로 8년 교육과정의 과기의전원을 만드는 게 목표다. KAIST는 이 같은 의지를 발판 삼아 문지캠퍼스에 2026년 '혁신 디지털 의과학원'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대전 본원에 있는 의과학대학원을 문지캠퍼스로 이전하고 의과학동물실험동을 구축해 2026년까지 전임직 교수를 50명까지 확대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국가 바이오 혁신을 이끌 의사과학자 양성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반면 의학계는 과기의전원이 '임상의 진출의 우회적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설립을 반대하고 있다. 졸업 후 연구대신 임상의로 이탈할 우려가 있고, 이는 결국 새로운 의대를 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와 함께 의과학자 중요성까지 강조하면서 과기의전원 설립에도 힘이 실렸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충북대에서 의사 정원 확대를 언급하며 "임상의사뿐 아니라 관련 의과학 분야를 키우기 위한 의료인 양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정과제로 의사 과학자 양성을 내세웠던 정부가 이번 의대 정원 확대를 계기로 의사과학자 양성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과기의전원 정원 역시 의대 정원에 포함되는 만큼, 설립 논의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

김하일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의사과학자 양성은 우리 사회의 시급한 과제다. 충남대 등 지역대학은 물론 전국의 주요 대형병원과 핵심 대학들의 협력도 필요하다"며 "의대 정원 확대를 계기로, 의사과학자를 교육하는 과정도 개편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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