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하는 드론, 요가하는 로봇, 노래 부르는 AI…‘2023 디지털 퓨처쇼’ 개막 [밀착취재]

오상도 2023. 11. 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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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이 한몸이 돼 승부를 가르는 짜릿한 손맛이 매력입니다.” (드론축구 국가대표 김성미·23·전주대)
2일 열린 ‘2023 디지털 퓨처쇼’에서 염태영 경제부지사와 동반성장위원회 관계자가 동반성장 생태계 구축 협약을 교환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2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선 큰 소리를 내며 쉴새 없이 날아다니는 드론들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퀴디치’를 연상시키는 경기장에서 10대의 원형 드론이 격돌하며 공중에 매달린 상대 팀 골대에 득점할 때마다 이곳저곳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스트라이커·가이드·키퍼 등 각기 다른 역할을 맡은 드론들은 드론축구를 처음 접하는 관람객마저 발길을 떼지 못하게 했다. 전주대와 한국영상대의 첫 경기를 지켜본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미래사회의 청사진을 체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일 오전 열린 ‘2023 디지털 퓨처쇼’ 개막식에서 염태영 경제부지사와 동반성장위원회 관계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세계일보와 경기도가 함께 준비한 드론축구 시연은 이날 개막한 ‘2023 디지털 퓨처쇼’의 가장 큰 볼거리였다. 드론축구는 축구공 모양의 드론볼을 이용해 더 많은 득점을 한 팀이 이기는 미래형 스포츠이다. 한 팀 5대의 드론으로 구성돼 3분씩 3세트 경기가 진행된다. 
한국영상대 이은학(22)군은 “전국에 250여팀, 8000여명 선수가 활동하고 있다”며 “개인 기록 위주인 일반 드론경기와 달리 드론축구에선 협동 정신이 강조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로봇기업 유비테크와 국내 라이선스사인 제이엠로보틱스의 소형 휴머노이드들이 춤을 추고 있다. 오상도 기자
VR를 활용한 게임을 관람객들이 즐기고 있다. 오상도 기자
대형 화면을 활용한 실감 미디어아트. 오상도 기자
오는 4일까지 열리는 디지털 퓨처쇼는 이처럼 미래를 바꿀 첨단 기술을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실감형 체험 콘텐츠들로 채워졌다. 이 행사는 경기도가 주최하고 동반성장위원회와 킨텍스가 주관한다.
이날 오전 개회식에서 염 경제부지사는 “그간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다양한 육성책과 적극적 지원에 앞장서 온 경기도가 디지털 퓨처쇼를 기획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경기도는 첨단 미래산업 견인을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속적인 정책추진을 통해 혁신과 기회의 가치를 구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일 개막한 ‘2023 디지털 퓨처쇼’에서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 등 관람객들이 세계일보가 준비한 드론축구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경기도 제공
 
세계일보와 대한드론축구협회기 준비한 드론축구 시연. 경기도 제공
세계일보와 대한드론축구협회기 준비한 드론축구 시연. 경기도 제공
이번 전시의 주제별 테마는 △자율주행기술, 드론,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교통수단을 체험할 수 있는 ‘미래 모빌리티’ △다채로운 일상을 구현하는 스마트로봇, 디지털 헬스케어, 가상현실(VR) 디바이스 등을 소개하는 ‘미래도시 인프라’ △메타버스 플랫폼, 디지털트윈, 확장현실(XR) 게임 등 새로운 공간 경험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미래공간 재구성’ 등으로 구성됐다.
개막식에선 경기도와 동반성장위원회가 대·중·소 기업의 동반성장 생태계 구축을 확대하기 위해 협약을 교환했다. 협약식에 이은 경기도 과학기술인상 시상식에선 고태훈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등 5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인씨시엥메이 라오스 기술정보부 차관과 지그메텐징 부탄 정보기술청장 등 해외 인사들도 행사장을 찾았다.
커피를 타고 있는 두산로보틱스의 로봇손. 오상도 기자
냉장고에 물을 꺼내러 가는 휴머노이드 ‘워커’. 오상도 기자
행사장은 드론축구 시연 외에 실감 미디어아트, 증강현실(AR) 체험, 메타버스 가상현실(VR), 버추얼 음악 플랫폼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의 향연으로 꾸려졌다. 개막식 공동사회를 맡은 인공지능(AI) 가상인간 ‘로아’는 로봇밴드 ‘리마’의 반주를 통해 자신의 신곡을 소개했고, 자율주행 배달로봇이 행사장 곳곳을 누비며 홍보 전단을 나눠줬다. CJ CGV 등 28개 콘텐츠 기업은 50여개 체험 콘텐츠를 선보였다.
175개 기업에서 590개를 꾸린 부스에선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산업시설 점검 영상(티제이랩스), 베트남 롯데타워 등을 가상체험하는 기술(이노테크미디어), 옴니버스형 VR 방 탈출게임(스코넥엔터테인먼트) 등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도로공사가 선보인 교통 안내 로봇. 오상도 기자
부스에 전시된 개인용 도심항공교통(UAM). 오상도 기자
두산로보틱스는 로봇손이 만들어주는 커피를, LG전자는 실내용 화초재배기 등을 전시했다. 글로벌 로봇기업 유비테크와 국내 라이선스사인 제이엠로보틱스는 휴머노이드 ‘워커’를 들고 나왔다. 워커는 고난도 요가 자세를 선보인 뒤 냉장고에서 손으로 물을 꺼내 염 경제부지사에게 전달하고 악수까지 했다. 김동진 제이엠로보틱스 대표는 “국내 ICT 플랫폼에 로봇기술을 더하면 조만간 생활로봇 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율 킨텍스 대표이사는 “이번 행사에 도내 유수 기업들이 참여했다”며 “국내외 구매자 초청 상담회, 국제 콘퍼런스 등 다양한 기업 간 거래(B2B) 활동을 통해 경제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양=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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