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윤핵관’ 이철규, 非尹 ‘탈당 러시’ 시작될까
이준석 “오만과 편견” 김웅 “윤심 인사만 영입하겠다는 것”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당의 안정과 발전적 도약을 위해 사무총장직을 사임하기로 결정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전 사무총장은 지난달 14일 페이스북에 "하루속히 당이 하나 돼 당원과 국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길 간절히 기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이다.
그로부터 19일, 이철규 의원이 '핵심 당직자'가 돼 화려하게 컴백했다. 이 의원은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차기 총선의 새 얼굴을 발굴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게 됐다. 친윤석열(친윤)계 핵심인 이 의원의 이른 복귀에 여권 내에선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특히 당내 비윤석열(비윤)계 인사들의 반발이 격렬하게 이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의원을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 의원은 직전 사무총장을 맡아 총선 공천 작업을 주도해 왔으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책임을 지겠다며 자진 사퇴했다.
국민의힘은 인재 영입 업무의 '연속성'과 '특수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 위원장 인선 배경에 대해 "전직 사무총장으로서 인재 영입 활동을 오래 해왔기 때문에 업무 연속성 등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의 임명을 두고 당내에서는 비윤계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가열되고 있다.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겠다며 당직을 내려놓은 인사가 불과 한 달도 안 돼 핵심 당직자가 돼 복귀하는 것은 '유권자 기만'이라는 주장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임명직 당직자 사퇴한다더니 다시 슬그머니 한 달도 안 돼 들어오는 걸 보니 '사람이 없군, 먹고살 만해졌다고 생각하나 보군, 역시 노답' 세 가지"라며 "오늘 인선 보고 대부분 그저 오만과 편견에 갇혀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윤계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결국 시키는 대로만 하는 윤심 100% 인사만 영입하겠다는 것"이라며 이 의원의 복귀에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8월16일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이 의원이 '함께 항해하는데 멀쩡한 배에서 노를 거꾸로 젓고, 구멍이나 내는 승객은 승선할 수 없다'고 한 것을 거론하며 "심기에 거슬리면 같은 당 의원도 내쫓겠다고 겁박하는 이 의원이 과연 어떤 인사를 영입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어이 '아내의 유혹'을 찍어버렸다. 점 하나 찍고 돌아온다고 국민들이 믿어주시겠냐고 했던 제 말을 이렇게 현실화하시면 곤란하다"며 "결국 끝끝내 핵심 기득권은 놓지 못하는 살찐 고양이들의 몸부림"이라고 꼬집었다.
비윤계의 반발이 거세지는 이면에는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지도부의 '친윤색채'가 더 짙어지고 있다는 일각의 진단이 있다. 실제 김기현 대표는 이 의원의 후임 사무총장으로 경북 재선이자 친윤계 이만희 의원을 임명했다. 총선 공천 작업에 지대한 역할을 미치는 중역을 친윤계가 독점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실제 공천 과정에서 비윤계가 불이익을 얻었다고 판단하거나, 낙천할 경우 '탈당 러시'가 촉발될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최근 국민의힘과 결별을 선언하고 신당 '민심동행'(가칭)을 띄운 신인규 정당바로세우기 대표는 "'윤핵관' 이 의원을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침몰하고 있는 배에 문까지 열어젖힌 꼴"이라며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이 의원을 앞세운 이유는 '윤심 후보'를 공천할 실행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용산 사당화'가 이뤄지면 당 안에서 변화를 기대하고 있는 비윤계는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다. 이들의 공간이 더 좁아지게 된 것"이라며 "반대로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런 식(친윤계 위주)으로 재편되면 당 밖의 개혁보수 세력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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