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움 풀어줘 고마워…너무 감동 받았다” 공룡군단 선전에 들썩이는 엔팍 [PO3 현장]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3. 11. 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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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꼴찌후보라고 놀려서 많이 속상했는데 서러움을 풀어줘서 고마웠어요. 열심히 뛰어줘서 너무 감사합니다.”

‘공룡군단’ NC 다이노스의 선전에 창원NC파크가 들썩이고 있다.

2일 창원NC파크에서는 NC와 KT위즈의 2023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이 열린다.

창원NC파크를 가득 메운 NC 팬들. 사진=천정환 기자
현재 시리즈에서 앞서있는 쪽은 가을 들어 기적같은 드라마를 쓰고 있는 NC다. 정규리그에서 4위를 마크한 이들은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서 각각 5위 두산 베어스, 3위 SSG랜더스를 상대로 단 한 차례의 패전도 겪지 않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NC의 기세는 이어졌다. 2위 KT의 홈 구장인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1, 2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것. 이번 가을 들어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은 이들은 올해 포스트시즌 6연승을 달리고 있다. 지난 2020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범위를 넓이면 9연승으로, 이는 1987~1988년 해태 타이거즈가 두 시즌에 걸쳐 작성한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 기록 타이기록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승리할 시 NC는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 기록을 새로 쓰며 1위 LG 트윈스가 기다리고 있는 한국시리즈로 향할 수 있다.

이번 가을야구는 또한 창원NC파크에서 펼쳐지고 있는 첫 포스트시즌이기도 하다. 지난 2019년 3월 개장된 창원NC파크에서는 이번을 제외하고 아직 포스트시즌 경기가 열린 적이 없었다.

지난 2019년과 2020년 NC는 가을야구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5위로 진출한 2019년에는 원정경기로 진행된 와일드카드 결정전(2선승제·4위에 1승 부여)에서 LG에 한 경기 만에 무릎을 꿇었다. 통합우승을 일궈낸 2020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시리즈 전 경기가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됐다.

NC는 올해 앞선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과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창원NC파크 매진 달성에 실패했으나, 이날은 달랐다. 이들의 선전에 팬들이 응답한 것. 평일 저녁에 열리는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개시 약 4시간 전인 오후 2시 21분 17,400석이 모두 매진됐다.

열기도 뜨겁다. 창원NC파크 출입구에서 기자와 만난 창원 출신 40대 남성 김성규 씨는 “올해 선수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 오늘 분명히 끝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제일 좋아하는 선수에 대해서는 “손아섭이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너무 잘 이끄는 것 같다. 돌격적이고 포기하지 않는 주루 스타일도 내 마음에 꼭 든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저 멀리 서울에서 온 커플도 있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산다고 소개한 24세 남성 이수복 씨는 “사실 원래 NC 팬이 아니었다. 야구를 좋아하긴 했는데, 특정 응원 팀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NC의 선전을 보고 여자친구와 함께 점점 빠져들었다”며 “오늘 이기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그의 손을 꼭 잡고 있었던 여자친구 이두리 양(23)도 “박건우가 꼭 홈런을 쳐줬으면 좋겠다”고 눈을 반짝였다.

특히 부산에서 아버지와 함께 놀러왔다고 전한 12세 여자 어린이 팬 이지윤 양은 특별한 사연도 전해줬다. 어렸을 때부터 NC의 열렬한 팬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낸 이 양은 학기 초 학교에서 야구를 좋아하는 다른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았다고. 개막 전 NC가 양의지(두산 베어스), 노진혁(롯데 자이언츠), 원종현(키움 히어로즈) 등 주축 자원들이 빠지며 유력한 최하위 후보로 분류됐기 때문이었다.

이지윤 양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 다들 꼴찌후보라고 놀려서 많이 속상했는데, (선수들이) 서러움을 풀어줬다. 너무 감사하다”며 “지금은 친구들이 정말 NC가 대단하다고 하더라. 나도 모르게 으쓱해지는 것 같다. 오늘 경기도 이길 것이라 믿는다” 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에 지윤 양을 NC 팬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아버지 이승유(45세) 씨도 “힘들텐데, 몸을 아끼지 않는 선수들의 투혼에 감동을 받았다. 다치지 말고 오늘도 이겨서 기쁘게 집에 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만원 관중이 들어차자 NC 선수들도 필승을 다짐했다. 경기 전 만난 권희동은 “더 함성이 크고 재미있을 것 같다. 우리 홈 팬들이 많으니 오늘 승리를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내야수 서호철도 “팬들 덕분에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다. 오늘도 무조건 질 것 같지 않다. 꼭 이길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경기 전 플레이오프 3차전 필승을 다짐한 NC 권희동. 사진(창원)=이한주 기자
서호철은 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리기 전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사진(창원)=이한주 기자
[창원=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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