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상에 치킨·피자 올려도 된다···성균관 "추모 마음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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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이 일반 가정에서 모시는 제사 음식과 형식 등의 간소화를 제언했다.
고인이 생전에 좋아하던 음식으로 상을 차려도 무방하고 제사 음식 마련을 여성에 떠넘겼던 기존 방식 등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며느리를 비롯해 여성에게 사실상 전가시켜 온 제사음식 준비에 관해서는 "고인을 추모하는 가족 모두가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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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이 일반 가정에서 모시는 제사 음식과 형식 등의 간소화를 제언했다. 고인이 생전에 좋아하던 음식으로 상을 차려도 무방하고 제사 음식 마련을 여성에 떠넘겼던 기존 방식 등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이하 위원회)는 2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사 음식을 줄이고 제사를 지내는 이들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전통제례 보존 및 현대화 권고안'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평상시의 간소한 반상 음식으로 자연스럽게 차리고, 돌아가신 분께서 좋아하시던 음식을 올려도 좋다"며 "밥 한 그릇, 국 한 그릇이라도 정성을 다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은 "기본적으로 제례에 임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지 음식의 종류나 가짓수 문제는 각 가정의 형편에 따라 하면 된다"며 "고인이 생전에 좋아하던 음식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차례나 제례는 똑같이 조상을 추모하는 의식이다. 기름으로 지지거나 기름을 사용하는 음식은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드린다"며 명절 차례 때와 마찬가지로 기제 때도 전을 부치지 않아도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특히 며느리를 비롯해 여성에게 사실상 전가시켜 온 제사음식 준비에 관해서는 "고인을 추모하는 가족 모두가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늦은 밤으로 정해졌던 제사 시간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제사 시간은 고인이 돌아가신 날의 첫 새벽(오후 11시~오전 1시) 외에도 가족과 합의해 돌아가신 날의 초저녁(오후 6~8시)에 지내도 좋다고 선택지를 줬다.
이 외에도 축문을 한문이 아닌 한글로 작성해도 되고 신위는 사진이나 지방 무엇을 써도 무방하다. 부모님 기일이 다른 경우에도 같은 날 함께 제사를 모실 수 있고 제기가 없다면 일반 그릇을 써도 된다고 덧붙였다. 고인의 자녀가 협의해 제사 주재자를 정하되 성별에 상관없이 가장 연장자가 맡아도 된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전했다.
위원회는 "(제사는) 조상을 추모하고 추억을 되살리며 가족 간의 화목을 위하는 길사(吉事·경사스러운 일)"라며 "제사로 인해 불화가 생긴다면 옳은 방법이 아닐 것"이라고 당부했다.
성균관이 발표한 전통제례 보존 및 현대화 권고안은 최근 설문조사 결과 등을 반영한 결과다. 위원회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6명이 제사를 지내고 있지만 앞으로 제사를 지속할 의향이 있는 사람은 4명 남짓인 것으로 조사됐다.
'제례 문화 관련 국민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5.9%가 앞으로 제사를 지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에 제사를 지낼 계획이 있다는 답변은 44.1%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조사기관 리서치뷰에 의뢰,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 1500명을 상대로 실시한 결과에서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서 제사를 지내지 않으려는 이유로는 △간소화하거나 가족 모임 같은 형태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41.2% △시대의 변화로 더는 제사가 필요하지 않다가 27.8% △종교적 이유나 신념이 13.7%순이었다.
제사를 계속하려는 이들은 △조상을 기리기 위해서 42.4% △가족들과의 교류를 위해서 23.4% △부모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서 15.9% △전통 유지 10.0% 등의 이유를 꼽았다.
제사를 지낼 때 가장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제수 음식의 간소화 25.0% △형식의 간소화 19.9% △남녀 공동 참여17.7% △전통과 현대를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제사 17.2% △제사 시간 변경 5.3% 등이 뒤를 이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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