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드나든 룸살롱 여종업원 조사… ‘재벌 3세’와 관계는? [사건수첩]

‘연예인 마약 수사’ 속도… 李, 4일 재출석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배우 이선균(48)씨가 드나든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유흥업소 종업원 A(26·여)씨가 2일 처음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A씨는 이씨와 그룹 빅뱅 출신 가수 지드래곤(35·GD·본명 권지용) 등이 입건돼 ‘연예인 마약 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 피의자 중 하나다. 경찰은 A씨에게 내사(입건 전 조사) 단계인 재벌가 3세 B씨 등과 관계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A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 혐의로 이날 오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이씨가 출입했다는 강남구의 한 ‘멤버십(회원제) 룸살롱’에서 일하면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룸살롱 실장(29·여)은 앞서 구속됐다. A씨는 이 사건으로 지난달 형사 입건된 피의자 5명 중 한 사람이다.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재벌가 3세 B씨 등 피내사자들과 연결고리가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배우 이선균(왼쪽),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 뉴시스

이날 조사에서 경찰은 A씨를 상대로 B씨 등 피내사자들과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내사자들이 마약을 투약하는 모습을 목격했는지 여부도 확인 중이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언론에 “A씨를 오늘 소환했다”고 확인해주면서도 “진술 등 조사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9월 중순 ‘강남 유흥주점에서 마약이 유통된다’는 첩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씨와 권씨 등을 입건했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B씨뿐 아니라 방송인 출신 작곡가와 가수 지망생 등 5명의 마약 투약 의혹을 내사 중이다. 이씨는 지난달 28일 경찰에 처음으로 출석해 간이 시약 검사만 받고 1시간 만에 귀가했다. 검사에선 음성이 나왔다. 경찰은 이씨가 별다른 이유 없이 진술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씨의 변호인은 “시약 검사를 받는 일정이었고, 추가 조사가 예정돼 있다. 그때 다 진술하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정확히 일주일 만인 오는 4일 다시 경찰에 출석한다. 1차 출석 때 “많은 분께 큰 실망감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별다른 답을 하지 않은 이씨가 이번 사건에 관한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경찰은 2차 조사 때는 본격적으로 피의자 신문을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씨가 혐의를 부인할 경우,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른바 ‘연예인 마약 사건’과 관련해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된 배우 이선균씨가 지난 10월28일 인천논현경찰서에서 첫 소환 조사를 받은 뒤 굳은 표정으로 귀가하고 있다. 인천=뉴시스

다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긴급 정밀감정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1∼2시간만에 조사를 마칠 수도 있다. 국과수는 이씨의 소변, 모발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감정을 진행 중이다.

피의자로 입건된 가수 권씨도 오는 6일 첫 소환 조사를 받는다. 이씨와 달리 권씨는 그동안 변호인을 통해 “마약을 투약하지 않았다”며 여러 차례 혐의를 부인했다. 권씨가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그가 첫 조사부터 피의자 신문에 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