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긴장에 전세계 공급망 재편…주목받는 최대 수혜 5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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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동안 미·중간 갈등이 첨예해져 기존의 공급망이 망가진 가운데 '지정학적 단층선'(정치적으로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간을 유지)에 위치한 베트남, 폴란드, 멕시코, 모로코, 인도네시아 등 5개국이 커넥터(연결자) 역할을 하며 발전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중국과의 직접 무역 대신 베트남으로 공장 이전을 했고 멕시코는 중국이 최근 제조업 투자를 늘려 미·중 무역의 중요한 연결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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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에 따르면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가진 이들은 미국과 중국 또는 유럽 경제 사이의 새로운 연결 고리가 돼 지난 2017년 이후 소위 '그린필드 투자'를 5500억달러 유치했다. 전체의 10%가 넘는 수준이다. 그린필드 투자는 해외 진출 기업이 투자 대상국의 땅을 직접 매입해 공장을 새로 짓는 방식의 투자다. 지난 5년간 이 5개 나라 모두 그린필드 투자가 늘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중국과의 직접 무역 대신 베트남으로 공장 이전을 했고 멕시코는 중국이 최근 제조업 투자를 늘려 미·중 무역의 중요한 연결 역할을 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따라서 미국과 중국 경제가 분리되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그들은 단지 서로 다른 곳에서 결합하고 있을 뿐"이라며 공급망 중간 지점 역할을 하는 5개국에 주목했다.
5개국이 연결자 역할을 하게 된 비결에 대해 블룸버그는 지리적 위치와 원활한 무역 능력, 균형감각을 꼽았다. 베트남은 지난 9월 공식적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중국 등 일부 국가에게만 허용했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전환했다. 또 지난 9월 베트남의 초기 반도체 산업 발전을 돕기 위한 파트너십도 발표했다.
3년 간 자유 무역 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회원국이기도 한 베트남은 그 덕에 전자산업이 전체 수출의 32%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베트남의 대미 투자는 2017년에 비해 174% 폭증했다.
폴란드는 미·중 갈등 덕에 배터리 강국으로 우뚝 섰다. 국영 산업 일렉트로모빌리티 폴란드(EMP)는 지난해 중국의 한 기업과 프로젝트 기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 노스볼트 AB, SK아이이테크놀로지, 유미코어 등을 유치해 전 세계 배터리 생산 순위에서 중국 다음인 2위를 차지했으며 배터리 공장이 늘어나면서 흑연 등 원재료 중국산 수입도 늘었다.
이에 따라 중국의 폴란드 수출액은 2017년 이후 112% 늘어나 지난해 382억달러를 기록하고 EU로의 수출은 지난 2017년 대비 56% 증가했다.
멕시코도 큰 수혜를 받고 있다. 미국에 진출했던 중국 기업 자회사들이 높은 인건비와 수입 비용 때문에 미국 대신 멕시코에 자리잡았다. 미국, 캐나다와 맺은 30년 간의 자유 무역 협정은 멕시코 사업장이 가진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멕시코의 대미 수출은 2017년보다 45% 증가해 올해 중국을 제치고 미국으로 가장 많은 상품을 수출하는 국가 1위가 됐다.
모로코도 세계 최대의 인산염 매장량을 보유해 세계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모로코는 유럽·미국과의 강력한 무역 관계와 외국인 직접 투자에 대한 환대 덕에 미·중 양쪽에 기울어진 기업들이 모여 경쟁하거나 협력할 수 있는 장소가 됐다. 모로코의 대미 수출은 지난해 기준 5년 사이 38% 늘어났다.
인도네시아는 완전한 전기 자동차 공급망 구축이라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경우 지난해 대미 수출이 5년 전보다 71% 급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정수현 기자 jy34jy3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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