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국민들, 작지만 스마트한 국가 원한다" [글로벌인재포럼 2023]
올해 인사혁신처는 13년 만에 처음으로 전국을 돌며 '찾아가는 공직 박람회'를 열고 있다.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문화 등을 이유로 젊은 인재들이 공직을 꺼리고 있어서다. 단순 업무를 대신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은 또 다른 변수다. 2일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3'에서 전문가들은 "이제는 민간뿐 아니라 공공영역에서도 'AI를 제대로 활용하는 서비스'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펙켐 싱가포르 총리실 공공 서비스 인사총괄책임자 겸 고문은 이날 '디지털 전환 및 AI가 가져올 공공분야 HR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된 세션에서 "국민들은 이제 작지만 스마트한 국가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 세션은 이근면 성균관대학교 특임교수를 좌장으로 로펙켐 고문과 서원석 세종대 국정관리연구소 연구교수, 민경찬 국가인재경영연구원 이사장,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류성민 경기대 경영학부 교수 등의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
로펙켐 고문은 국민 편의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싱가포르 정부 사례를 소개했다. 글로벌 통계 기업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국가별 정부의 AI 기술 도입 순위'에서 싱가포르는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총리실 공공 서비스 조직은 싱가포르의 가장 큰 고용주다. 16개의 정부 부처와 50여개 위원회의 공무원 15만명의 인사를 관리하고 있다.
그는 "싱가포르 정부는 디지털 기술과 공무원이 협업하는 하이브리드 업무수행 방식을 통해 효율성과 유연성을 높여나가는 중"이라며 "사람들이 여권을 온라인으로 발급 신청한 뒤 공항, 우체국 등 원하는 장소에서 수령할 수 있도록 업무 절차를 새로 설계하기도 했다"고 했다. 또 실직을 이유로 공공서비스 요금 납부를 미루면, 이 정보를 부처 간 공유해 자동으로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이나 자녀 학비 지원 정책과 연계하기도 한다.
인구절벽을 마주하고 있는 한국이 귀 기울일 만한 제언도 나왔다. 고령화는 싱가포르에서도 당면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로펙켐 고문은 "현재 싱가포르의 합계출생률은 1.02명 수준으로 낮고, 2030년이 되면 싱가포르 은퇴자들이 대학 졸업자를 초월할 것"이라며 "싱가포르는 외국 인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피고용인의 약 3분의 1은 외국 인재"라고 말했다. 이어 "AI 시대에는 공무원 재교육과 고령 시민들이 기술 격차를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서비스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이뤘던 경험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 변화를 무의미하게 되돌려서는 안 된다고 봤다. 박순애 교수는 "코로나19로 세계 많은 정부가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강을 건넜다"며 "지금 다시 책상 앞에 앉아서 동일한 방식으로 일하기보다는 비대면 상황에서 마주했던 위기의식, 노력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첩한 공무원 조직'부터 갖춰야 공공 서비스가 달라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원석 교수는 "공공영역도 피라미드식 위계질서로 나누어진 조직이 아니라 프로젝트 중심 애자일(agile) 조직모델이 필요하다"며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빠르게 의사결정이 가능해야 예상치 못한 재난, 전쟁 같은 변수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성민 교수는 "공공과 민간 간 정보 교류, 공공기관 인재 양성 노력 등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 같은 변화는 공무원들의 업무 만족도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민경찬 이사장은 "지금 정부가 공무원들이 꿈을 꿀 수 있는 조직인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서 교수는 "공무원 6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이직 의사가 있는 공무원이 45.2%나 될 정도로 보람을 못 느끼고 있다"며 "규정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는 인력 관리 시스템, 성과에 대한 차등 보상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근면 교수는 "우리는 주로 기업에서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싱가포르는 정부가 말하고 있다"며 "국민을 위한 서비스를 부담 없는 가격에 제공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공무원들의 지속적인 교육 훈련 등은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구은서/김세민/한명현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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