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엔' 사카키바라 “내년 여름 달러·엔 130엔…여전히 엔화 안전자산”(종합)
“국제유가 상승 폭 따라 엔화 안전자산 기능 결정”
“현재 150엔 최저치 도달, BOJ 내년 긴축 전환”
日 엔화 약세 용인…“선제적 개입 필요치 않아”
"美 당분간 저성장…반면 日 성장 탄탄할 것"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미스터 엔(Mr. Yen)’으로 불리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 차관은 최근 1달러당 151엔을 돌파한 엔화 환율이 내년 여름쯤 130엔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카키바라 전 재차관은 1997년 아시아 외환 위기 당시 일본 외환 정책을 총괄하는 대장성 재무관으로, 과감한 환율 개입을 단행해 일본 외환 시장을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언론들은 당시 엔화의 영향력을 입증한 그를 ‘미스터 엔’으로 부르기도 했다.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해지 시점에 대해 그는 “앞으로 일본 경제는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은행에서 경기가 과열되는 조짐을 보인다고 하면 지금의 양적완화 정책을 긴축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보고, 그 시점은 내년 여름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카키바라 전 차관은 최근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은 당분간 환율 방어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달러 대비 환율이 170엔까지 올라간다면 개입을 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며 “향후 130엔까지 엔화가 강세를 보일 거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선제적인 개입은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 당국에서도 (엔화 약세를)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있진 않지만, 지금 약세를 용인하고 있는 이유는 머지않아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내년 중반쯤 달러화, 원화 뿐만 아니라 다른 통화대비로도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국제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엔화의 안전자산 역할은 변함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엔화가 안전자산으로서의 기능이 약화될 것인가의 여부는 국제유가 상승 폭이 얼마나 될 것인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유가의 구체적인 레벨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1970년대에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쇼크가 발생했고 일본은 원유 수입에 많은 의존을 하고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따라서 앞으로 국제유가가 추가로 더 상승하게 된다면 당연히 일본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사카키바라 전 차관은 이날 오전 세계경제연구원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최근의 엔화 약세 흐름은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이 반대로 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카키바라 전 차관은 “미국이 긴축 기조로 돌아섰지만, 일본은 완화적 기조를 유지한 게 엔화 약세의 주된 원인”이라며 “그래서 달러·엔 환율이 150엔을 돌파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사카키바라 전 차관은 미국이 앞으로 저성장 기조를 보이면서 엔화가 절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경기침체까진 아니겠지만 미국의 저성장이 당분간 예상된다”며 “반면 일본은 성장률이 꽤 탄탄하게 나올 것 같다. 내년 여름 정도까지 아마 1달러에 130엔 수준으로 강세가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로버트 슈바라만 노무라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엔 환율이 내년 4분기 130엔을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YCC 정책이 내년 1분기 없어지고, 2분기에 마이너스 금리가 사라질 것”이라며 “일본 금리가 오르고 미국 금리가 내려가면 내년 말 정도 일본의 해외 자산이 본국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사카키바라 전 차관은 글로벌 경제 전망과 관련해선 다소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그는 “내년까지 세계 많은 나라들이 경제 둔화 때문에 고충을 겪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지출도 무한정으로 할 수 없기에 성장 전략이 다시 수립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그는 일본이 ‘30년’을 잃어버리지 않았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일본 경제는 상대적으로 고속 성장을 했기에 2000년 이후엔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사카키바라 전 차관은 내년 일본의 경제성장률을 2% 정도로 예측했다.
이정윤 (j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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