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국민의힘, '메가시티 서울' 추진…"지방시대 열겠다"는 국정 기조는 어디 갔나?
국민의힘, 김포의 서울 편입 추진
국민의힘이 '메가시티 서울'을 당론으로 정하고 추진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11월 2일 가칭 '수도권 주민 편익 개선 특별위원회'를 발족하고, 위원장에 부산 출신 5선 의원인 조경태 국회의원을 임명했습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조 의원은 토목공항 박사 출신으로 도시 설계 등에 전문적 지식이 있는 분"이라면서 "우리 당이 김포의 서울 편입 건의를 적극 검토함에 따라 국민의 관심이 커지면서 선수도 비중 있게 높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인근 주민 요구 등을 합리적으로 정리해야 하기 때문에 부산 출신이냐, 수도권 출신이냐는 별 의미가 없을 것 같다"라며 "5선을 하며 다양한 상임위를 경험해 당내 여러 재원을 활용할 수 있는 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메가 서울'에 경기도가 '들썩'
백경현 경기도 구리시장은 11월 2일 구리시의 서울 편입을 추진하기로 발표했습니다.
백 시장은 11월 2일 구리시청 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에 편입되면 교통 인프라가 향상되고 부동산 등 자산가치 상승도 기대한다"라며 "이에 앞서 여론 조사와 공청회 등을 열고, 시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겠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경기도 고양시도 서울 편입 의지를 보입니다.
10월 31일 열린 ‘2023 고양 시정 시민 대토론회’에서 한 시민이 “만약 고양 시민이 서울 편입을 적극 원한다면 추진할 의향이 있는지 답해달라"고 묻자, 이동환 고양시장은 "고양시민이 원한다면 추진해야 한다"라고 답했습니다.
이 시장은 “서울을 더 경쟁력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지금의 경계, 바운더리는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다”라며 “편입이 아닌 확장의 개념으로 봐야 하며 그 확장에 고양시가 포함이 된다고 한다면 검토의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경기도 의왕시, 과천시로도 확대되고 있는데, 국민의힘 의왕·과천당원협의회는 '서울 편입 찬반'에 대한 주민 여론 조사에 나섰습니다.
대통령이 "지방시대 열겠다"라고 했는데···
이런 '서울 키우기' 정책은 단순히 수도권 내 행정구역 개편으로 끝나는 사안이 아닙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인 '지방시대'와 정반대를 향하고 있고, 수도권 비대화를 가속할 수 있습니다.
이창용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는 "서울 키우기 정책은 인구 집중을 가속하고 지역의 청년 유출을 가속해, 지역 소멸, 그리고 대학 위기 문제도 해법을 찾기가 어렵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메가시티' 구상은 서울이 아닌 비수도권부터 먼저 추진해야 한다"며 "서울을 중심으로 거대 도시를 만들려는 구상은 위험한 정책이고, 국민의힘은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서울 키우기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홍 시장은 11월 1일 자신의 SNS에 "부산·경남을 통합해서 부산특별시로 만들고, 대구·경북을 통합해서 대구특별시로 만들고, 광주·전남을 통합해서 광주특별시로 만드는 등 지방 시도를 통합해 메가시티로 만드는 것은 지방화시대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바람직할지 모르지만 지금 정책은 맞지 않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대통령도 지방화시대 국토 균형 발전을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삼고 연일 회의를 열고 있는 마당에 이미 메가시티가 된 서울을 더욱 비대화시키고 수도권 집중 심화만 초래하는 서울 확대 정책이 맞냐?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이 아니냐?"고 꼬집었습니다.
지방시대위원회, 지방시대 비전 발표
이런 가운데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11월 1일 '제1차 지방시대 종합 계획'을 확정해 발표했습니다.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으로 자치권을 과감하게 넘기고, 각 지역을 특구로 정해 세제 혜택을 늘리겠다는 내용입니다.
수도권 이외 지역을 '기회 발전·교육자유·도심 융합·문화 특구' 등 4개 특구로 지정해 이들 지역에 입주하는 기업에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주고, 지역 인재 양성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우동기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은 "교육자유 특구로 지방 대학이 경쟁력이 생겨 청년들이 유입되고, 기회 발전 특구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로 양질의 일자리가 확보되면 청년이 계속 지방에 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서울을 키우겠다는 엇박자의 당론을 발표했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20년 이상 강조해 온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이 그저 헛구호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Copyright © 대구M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