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찍은 美금리…인하 시점에 쏠린 눈

윤원섭 특파원(yws@mk.co.kr),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2023. 11. 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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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기준금리 2연속 동결, 파월 "당장 내리는 건 검토안해"
시장선 매파보다 비둘기 해석…美국채 10년물 금리 내리막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또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2월 인상 가능성을 제기하고 금리 인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변했지만, 핵심 메시지는 비둘기로 일관했다. 시장에서는 1년 반 만에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로 판단하고 글로벌 주식·채권 시장이 반등했다.

연준은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기존 5.25~5.50%이던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FOMC에 이어 연속 두 차례 동결이다. 기준금리는 2001년 이후 22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최근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뜨거웠지만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는 가운데 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해 금융시장을 긴축시킨 게 동결의 주원인으로 제시됐다.

파월 의장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이 통화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혀 기준금리 동결 배경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한두 차례 금리를 동결한 후 인상할 수도 있다"며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지를 남겼다. 인플레이션이 연준이 목표로 하는 2% 수준을 웃돌고, 여전히 금융 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다고 그는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또 "지금 단계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생각지 않고 있으며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연준의 피벗(통화 정책 방향 전환)에 대해 선을 그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지난 9월 점도표가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점도표는 3개월이 지나면 신뢰도가 하락한다"고 대답했다.

연준은 그러나 이날 보도자료에서 "최근 지표에 따르면 3분기에 경제활동이 강한(strong) 속도로 확장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고용 증가세는 연초 이후 완화됐으나(moderated) 여전히 강세이며 실업률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경제활동이 '견고한(solid)'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고 표현한 것을 감안하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무려 0.2%포인트 급락한 4.73%까지 내려갔다.

국내 증시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2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41.56포인트(1.81%) 오른 2343.12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33.61포인트(4.55%) 오른 772.84를 기록했다. 코스닥이 하루에 4% 이상 상승한 것은 작년 10월 14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에코프로비엠은 전일 대비 15.06%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미국 기준금리 동결 등 영향으로 전일 대비 14.4원 오른 1342.9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 서울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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