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최고 선수, 다저스 있을 때보다…" WS MVP 두 번, 텍사스에서 더 발전한 시거 'FA 투자 대성공'

[사진] 텍사스 코리 시거.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LA 다저스에 이어 텍사스 레인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한까지 풀었다. 거포 유격수 코리 시거(29)가 양대리그 소속 최초 월드시리즈 MVP 2회 수상자로 새 역사를 썼다.

시거는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5차전에 2번타자 유격수로 선발출장, 5타수 2안타 1볼넷으로 3출루 활약을 펼치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5-0으로 꺾는 데 앞장섰다.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애리조나를 꺾은 텍사스는 1961년 창단 이후 62년 만에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해냈다. 지난 2021년 11월 텍사스와 10년 3억2500만 달러 초대형 계약으로 FA 최대어 대우를 받은 시거가 2020년 다저스 시절에 이어 두 번째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시거는 1차전에서 3-5로 뒤진 9회 1사 1루에서 극적인 동점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연장 11회 끝내기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1승1패로 맞선 3차전에선 3회 달아나는 투런 홈런에 이어 8회 안타성 타구를 병살로 연결한 호수비로 공수에서 승리를 이끌었다. 4차전에도 2회 스코어를 5-0으로 벌리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며 월드시리즈에서 홈런 3개를 친 최초 유격수가 됐다.

이번 월드시리즈 5경기 성적은 타율 2할8푼6리(21타수 6안타) 3홈런 6타점 OPS 1.137. 홈런 3개가 모두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임팩트가 컸다. 시거의 MVP 수상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었다.

이로써 시거는 명예의 전당에 오른 투수 샌디 쿠팩스, 밥 깁슨, 외야수 레지 잭슨에 이어 월드시리즈 MVP를 두 번 수상한 4번재 선수가 됐다. 잭슨에 이어 2개 팀에서 수상한 두 번째 선수인데 양대리그 소속으로 MVP가 된 것은 시거가 최초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시거는 “정말 믿기지 않는다. 나 혼자만의 영광이 아니다. 우리 팀 전체와 함께 해낸 것이다. 우리 선수들 모두 프로페셔널한 사람들이고, 각자의 일과 임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클럽하우스 전체 리더십이다”면서 “항상 내가 그날의 주인공이 될 필요가 없는 팀이다. 그런 점이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시거는 “30년 넘게 우승이 없었던 다저스에서 우승한 것이 팬들에게 얼마나 큰 것인지 봤다. 텍사스는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었는데 바닥에서 시작해 무언가 만들고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이 내게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2020년 다저스의 32년 묵은 우승 한을 푼 데 이어 텍사스에선 무려 62년 묵은 우승을 해내며 우승 청부사로 자리매김했다.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은 “시거에 대해 더 이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저말 대단하다. 모두가 원하는 선수다. 그가 팀을 위해 매일 얼마나 헌신하는지 보게 되면 더욱 감사하게 된다. 훌륭한 유격수이고, 가장 좋은 타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팀 동료 외야수 트래비스 잰코우스키도 “말이 안 된다. 지구상 최고의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신인 외야수 에반 카터도 “시거는 팀이 크게 이기거나 지고 있을 때도 항상 침착하다. 그 점이 가장 인상적이고 부럽다. 그런 모습을 본받으려 한다”고 말했다.

2021년 다저스에 이어 텍사스에서도 시거와 함께한 투수 맥스 슈어저는 “다저스에서 시거와 함께 뛸 때부터 그가 얼마나 특별한 선수인지 알았다. 그는 공을 파괴하는 터미네이터 같은 존재다. 텍사스에 와서 보니 똑같은 것을 하고 있더라. 왠지 더 잘하는 것 같다. 매일 MVP 같은 일을 해내고 있다”고 감탄했다.

적장인 토레이 로불로 감독도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2021년 시즌 후) 시거가 텍사스로 간다는 소식을 듣고 리무진을 보내 공항으로 데려가려고 했다. 그가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를 벗어나길 간절히 원했다.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재능이 뛰어난 선수이고, 년 더 나아지고 있다”며 “시거는 기본적으로 투수 손에서 공이 나올 때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아는 능력이 있다. 경기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큰 선수다. 3~4년 전만 해도 역동적인 선수였는데 지금은 선택적으로 움직임을 제한하거나 한 발 앞으로 나아간다. 야구를 읽는 능력이 훨씬 더 좋아졌다. 그런 모습이 매일 나오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직 서른살이 되지 않았지만 시거는 월드시리즈 우승 2회, 월드시리즈 MVP 2회, 2020년 NLCS MVP, 2016년 신인상, 실버슬러거 2회, 올스타 4회라는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앞으로 텍사스와 계약이 8년 더 남은 시거가 또 어떤 커리어를 추가할지 궁금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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