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도전적 연구 밀어주겠다"… 딥테크 투자 늘려 과학계 달래기

박윤균 기자(gyun@mk.co.kr),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2023. 11. 2. 17: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덕특구 50주년 비전선포식
규제 혁파 통한 R&D혁신 강조
예타 조사 간소화 등 약속
AI·바이오·양자 지원 늘릴듯
연구인력 일자리 위협 의식해
당정, 예산 삭감 출구전략 모색
'미래 과학자' 격려하는 尹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2일 대전시 유성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열린 대덕연구개발특구 50주년 미래비전 선포식에서 함께 자리한 고등학생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관련 업계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던 윤석열 정부가 적극적인 설득 작업을 통해 과학기술계 달래기에 나섰다.

R&D 예산의 비효율을 걷어내겠다는 의지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연구에는 걸림돌이 없도록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윤 대통령은 2일 '대덕연구개발특구 50주년 미래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국가 R&D 재정 예산은 민간과 시장에서 연구개발 투자를 하기 어려운 기초 원천기술과 차세대 기술 역량을 키우는 데 중점 사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엔 과학기술을 향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내며 설득 작업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국가경쟁력은 과학기술에 달려 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세계를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 탈바꿈해야 할 때"라며 "양적 위주의 성장에서 질적 위주의 성장,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연구에 투자해 미래의 성장과 번영을 다져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혁신적인 연구, 도전적인 연구는 성공과 실패가 따로 없다. 연구 과정에서 창출되는 연구자들의 발전 성과, 노하우, 경험, 이것이 바로 성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연구 실패를 문제 삼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예산 확보를 위해 쉬운 과제에 집중하기보다 도전적인 연구개발을 장려해야 한다는 게 윤 대통령의 생각이다.

이 밖에도 윤 대통령은 △세계 최우수 연구자들과 글로벌 연구 협력 기회 확대 △예비타당성 조사 간소화 △유연한 예산 집행 △연구시설 조달 관련 국가계약법 체계 개선 등을 약속했다.

향후 과학기술 R&D 예산은 윤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기초 원천기술과 차세대 첨단 산업 관련 기술 연구 등에 집중적으로 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서도 "첨단 인공지능(AI), 디지털, 바이오, 양자, 우주, 차세대 원자력 등에 대한 R&D비 지원을 대폭 확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자금 부족으로 인해 중소기업들이 투자하기 어려운 기술 분야나 AI, 머신러닝, 자율주행 등 딥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앞서 과학기술계에선 R&D 예산 삭감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국가 과학기술의 미래 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과 젊은 연구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이탈할 수 있다는 점이 비판의 배경이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앞서 "정부가 R&D 예산을 점진적으로 증액해왔던 과거와는 달리 내년도 예산을 과도하게 삭감해 연구 현장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 "적절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예산 삭감으로)R&D 사업이 조기 종료되거나 감액돼 중장기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거나 기존 투자 비용이 매몰 비용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 R&D 예산 삭감으로 젊은 연구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는 현실도 예산을 일부 복원하는 쪽으로 돌아서게 만든 배경으로 보인다.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R&D 예산 삭감에 따른 정부출연연구기관 연수직의 감축 규모는 1200명 이상으로 예상됐다. 연수직은 박사 후 연구원, 학생연구원(학사·석사·박사생), 인턴 등 정규직 연구자가 아닌 연구 인력을 가리킨다.

국민의힘 차원에서도 출구를 모색해 왔다. 정우성 국민의힘 과학기술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젊은 과학자 인건비, 기초연구 투자, 여성과 젊은 과학자 지원 등 현장의 목소리를 놓친 부분이 있는지 면밀하게 살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윤균 기자 / 고재원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