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기는 정치 없어…이란 놓지 말아야"
이란과 교역 활로 이어나가야
"한·이란 관계는 아주 안 좋죠. 그러나 장사를 이기는 정치는 없습니다. 절대 끈을 놓아서는 안 됩니다."
신재현 서아시아경제포럼 회장은 이명박 정부 때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협력대사를 지낸 국내 최고의 이란 전문가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로 근무하다가 2008년 에너지대사를 하면서 이란과 인연을 맺었다. 지금까지 40차례 이상 이란을 방문하는 등 물밑에서 양국 관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사이에 전쟁이 터졌던 지난달에도 이란을 다녀온 신 회장은 "이제 이란에 한국 식당이 딱 하나 남았다"는 말로 한·이란 관계의 현주소를 표현했다. 그는 "예전에는 교민이 600명 정도 있었는데 지금은 130명밖에 남지 않았다"며 "반대로 한국에 있는 이란인은 600명가량 된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이란을 둘러싼 국제 정세보다 이란 경제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미국을 중심으로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가 계속되는 동안 중국이 경제적 이득을 독식했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이번에 현지에 가서 느낀 것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란 경제가 활기를 보인다는 점"이라며 "자동차·가전 등을 모두 중국산이 점령했고 원유도 저렴한 가격에 중국이 다 사가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신 회장은 한국과 이란 간 관계가 당분간 좋아지긴 어렵지만 후일을 도모하려면 최소한의 끈은 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정치는 장사를 못 따라간다"며 "정치와 제재로 상거래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아직도 주한 이란대사관이 국내에 은행 계좌를 개설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만으로도 양국의 외교관계 개선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앞서 신 회장은 이란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진행되는 와중에 물밑에서 양국 교역의 활로를 뚫는 데 역할을 했다. 지금은 중단됐지만 양국이 교역과 투자대금 결제에 활용한 원화결제시스템 도입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전경운 기자 / 사진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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