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카페 업주, 전 연인 알몸 촬영 혐의로 입건

피해자, 사실 알고 충격 받아 정신과 치료 중
10명 중 7명 또 불법촬영

부산의 한 커피 전문점 업주가 전 연인의 알몸을 촬영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동래경찰서 전경. 국제신문DB

부산 동래경찰서는 연인 관계였던 B 씨 자택에서 B 씨의 나체를 동의 없이 불법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A(20대) 씨를 불구속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B 씨는 결별 이후 자신의 나체 사진이 A 씨의 직장 동료와 지인에게 퍼져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충격에 빠져 경찰에 신고했다. A 씨는 상호 합의에 따른 촬영이며 직장 동료에게 사진이 퍼진 경로조차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하는 걸로 알려졌다.

이에 B 씨는 “업어가도 모르게 자는 사람한테 어떻게 합의를 구하고 동의를 받을 수 있나”며 “내 사진을 다른 사람이 얼마나 많이 봤을지, 추가로 찍힌 사진은 없을지 생각하니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심정이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B 씨는 언제 찍혔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사진을 보고 큰 충격에 빠졌다. 이 때문에 수개월째 극심한 스트레스로 불안 증세와 불면증을 겪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해 수사는 마무리 단계다.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며 “수사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카메라로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처럼 형량이 만만치않지만 재범률은 높다. 법무부에서 2023년 발간한 성범죄백서를 보면, 2009년부터 2021년까지 13년 동안 재등록된 성범죄(6334건) 중 최초 범죄가 불법촬영인 경우는 모두 974건이다. 그중 71%(694건)가 같은 범죄를 저질렀고, 3.7%(36건)는 강간, 10%(103건)는 강제추행으로 이어졌다.

부산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관계자는 “실제 피해자 상담을 하면 경찰 수사 단계에서 불법촬영 피해가 추가로 드러나거나 다른 성범죄 사실이 밝혀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동의 없는 불법촬영은 물론이고 촬영 동의를 해도 내 의사와 무관하게 유포가 되면 명백한 디지털 성범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디지털성범죄 피해 발생 시 이젠센터 ☎051)802-2082 에서 상담·삭제 등 통합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