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피투성이 연인’ 이기적이면 안 되나요?[MK현장]
2일 오후 서울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 시사회 및 간담회가 열렸다. 유지영 감독과 배우 한해인 이한주 오만석이 참석했다.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계획에 없던 임신으로 서로 다른 삶을 지향하게 된 연인이 일그러져 가는 과정을 담았다. 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프록시마 그랑프리상를 수상했다.
이날 유지영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거창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다기보다는 시나리오도 촬영도 제가 지나온 반성문 같은 작업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창작자이자 저라는 사람으로서 고유한 존재를 지키면서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것이, 공존이 어렵고 많이 헤맸다. 그쯤에 영화를 만들었고 이 영화를 만들고 나서 느낀 건 정말로 원하는 제 욕망이 뭔지를 몰랐다. 그걸 마주한 순간 삶의 방향키를 쥐었을 텐데,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나서는 어떤 걸 욕망하는지 깊게 들여다보고 삶의 방향성을 잡을 수 있고 누군가와 함께할지, 혹은 혼자서 어떤지 다양한 관계와 삶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하는 마음에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나의 피투성이 연인’이란 제목의 의미에 대해서는 “처음에 제목의 ‘Birth’라는 걸 오랫동안 사용하다가 꼭 쓰고 싶었다. 처음에 떠오르는 건 재이가 나의 피투성이 연인으로 떠오르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건우에게 재이가 아픈 손가락처럼 피투성이 연인일 수 있고, 재이에게 건우가 그런 존재다. 서로의 상흔을 남기고 가는 둘에게 그런 강한 제목을 붙여주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OST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도 공개했다. 유지영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면서 생각나는 음악이 없었다. 영감을 주는 곡들을 들으며 작업하는데 어떤 음악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음악을 써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저와 닮아있는 인물은 재이다. 모든 인물이 저를 조금씩 닮아있지만, 재이는 제가 많이 투영되어 있고다. 실제로 임신 출산을 겪지 않고 제가 가진 공포를 극화해서 만든 거지만, 제 대부분이 재이에게 투영됐다. 그래서 재이에게 거리를 두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이기적인가’라는 대사에 대해서는 “이기적인 것도 내가 원하는 것이 물론 어리고 미성숙해서 틀릴지라도 후회할지라도 원하는 것을 따라가는데 나의 선택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데도 사회적 통념을 거스른다고 할 때 내가 이기적이고 나쁜 여자인가를 계속 물어왔던 시간이 길었다. 저도 이기적이면 안 되나.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실패도 내가 감당할 텐데 나에게 오롯이 집중할 시간을 줄 수 없나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한해인 이한주 오만석은 ‘나의 피투성이 연인’에서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연기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해인은 “재이라는 인물이 겪는 시간동안 무엇이 문제였을지 그것에 집중했던 마음은 크지 않다. 그런 고민에 빠지지 못할 정도로 재이에겐 현실의 공포가 컸을 것 같다. 자신의 자아실현이라는 꿈과 욕망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한꺼번에 마주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해받고 싶어하지만 원활한 소통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더 바라게 되고 사회적으로 좋은 작품을 내보이고 싶지만 원치않는 상황을 마주하면서 폭풍 속으로 떠밀려가는 입장이었다. 나중에서야 모든 일이 지나가고 마지막에 가로등 불빛이 켜지는 걸 보면서 혼자 남게되고 글을 다시 쓰기 시작하면서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하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뒤돌아보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한주는 “건우는 관계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을 거다. 이 시기를 겪으면서 어쩌면 재이에 대해 잘 알게 되고 사랑하는 마음을 알지만 서로가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됐다. 여러가지 주변 상황과 개인에게 처한 상황에서 스스로 감당할 수 없다는 걸 느꼈던 것 같다. 사랑하는 마음은 간직하고 있지만, 받아들이는 게 오히려 건우여서 가능했던 것 같다. 건우는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이었기에 그런 생각과 판단을 하고, 마지막에 그런 선택을 한 거라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극 중 악역 아닌 악역을 연기한 오만석은 “감독님이 작업하자고 했을 때 나쁜 원장일지 몰랐다”며 “속물적이고 남에게 상처주는 말을 해도 자기는 인지하지 못한다. 세상 다 이렇게 사는 거라고 한다. 그 인물을 연기할 때 철저하게 그렇게 연기했다. 드라마든 영화든 영화와 실제의 경계선상에서 연기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거기에 주안점을 둔다”고 고백했다.
한해인은 이한주와 호흡에 대해 “단편 영화로 호흡 맞춘 적이 있는데 이번에 작업하면서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현장에서 힘이 되어줬다. 그런데 저희 관계가 처음에는 좋지만 파국으로 치달으니까 점점 거리를 두게 됐다. 자연스러운 감정의 흐름이었다. 그러면서 오히려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나의 피투성이 연인’ 15일 개봉한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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