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마지막 길 … 반정부시위 가능성 철벽 차단
삼엄한 경비 속 시민 검문
시진핑, 세번 허리굽혀 조의
지난달 27일 사망한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 영결식이 2일 베이징에서 엄수됐다. 고인을 향한 추모 열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추모 분위기가 반정부 시위로 확산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통제를 대폭 강화하는 등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중국 관영 매체와 대만 매체 등 주요 보도를 종합해보면 이날 오전 리 전 총리의 화장식이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열사 묘역에서 엄수됐다. 또 리 전 총리를 추모하기 위해 이날 톈안먼 광장과 인민대회당, 각 지방정부, 해외 공관 등에 일제히 조기가 게양됐다.
다만 중국 당국은 리 전 총리 추모 분위기가 반정부 시위로 이어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대만 자유시보는 "3일까지 대학의 동아리 활동은 물론이고 공원에서 춤을 추는 광장무도 불허하겠다는 통지가 곳곳에서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리 전 총리가 어린 시절을 보낸 안후이성 허페이시 훙싱루 80 일대에서도 푸른 조끼를 입은 채 조화 속 카드 문구를 확인하고 검열하는 인원들이 장례식 당일까지 자리를 지켰다.
특히 중국 정부는 이날 리 전 총리 화장식이 열린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를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이른 오전부터 과거 고위급 인사 영결식 행사가 열렸던 바바오산 혁명공원 주변에는 리 전 총리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려는 시민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에 중국 공안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혁명공원 주변 도로에 경찰 수백 명과 차량을 배치하고 혁명열사 묘역과 이어지는 지하철역 출구를 폐쇄했다. 과거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던 톈안먼 광장 주변도 이날 삼엄한 경계가 이뤄졌다. 지하철 1호선 톈안먼동·톈안먼서역이 모두 폐쇄돼 열차는 무정차 통과했고, 광장 근처에서 행인의 신분증을 확인하기 위해 설치된 초소도 평소보다 많이 늘어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일 오전 9시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영결식장을 찾았다. 시 주석은 리 전 총리 시신 앞에서 세 차례 허리를 굽혀 조의를 표한 뒤 리 전 총리 부인인 청훙 여사의 손을 잡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
[베이징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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