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 좋아지는데… 미국인은 경기 비관, 왜?

김제관 기자(reteq@mk.co.kr) 2023. 11. 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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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WSJ 경제전망 조사
"경제 잘못된 방향" 69%
식료품·주택값 급등 영향
정치권 불신도 비관 원인

최근 미국 거시경제 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데도 미국인은 경기를 비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 주택 등 가격 급등으로 거시경제 호조와 무관하게 심리적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을 향한 전반적 불신이 경기 전망에 반영된 것도 비관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제 전망 조사 결과 응답자 중 69%가 경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지지율도 40% 안팎에서 맴돌고 있으며, 특히 경제정책에 찬성하는 비율은 37%로 더 낮았다. 콘퍼런스보드가 집계한 10월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102.6으로 전달(104.3)보다 떨어졌다.

이는 최근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양호한 회복세를 보여 기존 경기 침체 전망 대신 연착륙을 기대하는 낙관론이 커지는 것과 대비된다. 물가 상승률은 안정적으로 둔화하고 있다.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3.7%로 8월과 같았다. 미국의 경제 성장률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인플레이션 상황에도 소비가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경제지표가 양호한데도 미국인이 경기를 비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물가의 절대적 수준이 올라간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뉴머레이터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평균 커피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될 때 3달러 이하였지만 올해 2분기 기준 3달러63센트까지 올랐다.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덩달아 오르면서 많은 사람이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게 된 점도 상대적 박탈감을 키웠다. 정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국민 불신이 경제는 물론이고 정치·사회·문화 등 전반에 퍼지고 있는 것도 경제 비관 전망을 키웠다고 WSJ는 전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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