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비만 치료하는 '마이크로니들 패치' 내년 초 임상시작"
피부 표피·진피로 약물성분 전달
부작용 적고 복용 편의성 극대화
'클로팜' 기술로 약물 손실도 막아
국내 23건·국제 6건 관련특허 내
2027년 3상·5년 내 상업화 목표
“2028~2029년쯤에는 환자들에게 마이크로니들 제형의 비만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관영(사진) 대웅제약(069620) 제제기술센터장은 2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식욕중추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거나 주기적으로 주사를 맞아야 하는 기존 비만치료제의 부작용과 복용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해 마이크로니들로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웅제약은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같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유사체 계열 약물 세마글루타이드를 합성펩타이드(케미컬 시밀러)로 전환해 마이크로니들로 비만치료제를 만든다. 마이크로니들은 피부의 맨 바깥층인 각질층을 통과해 표피 및 진피로 약물 등의 유효성분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미세바늘이다. 가로1㎝X세로1㎝의 작은 패치를 1주일 동안 어깨, 복부, 옆구리 등에 붙이고 있으면 미세혈관을 통해 약물이 몸 전체로 퍼져 체중 감소효과를 볼 수 있다. 김 센터장은 “주사 공포증이 있는 환자도 투약할 수 있어 약물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피부 손상, 부종, 멍울이 전혀 없다”며 “복용 순응도를 높여서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니들은 여드름패치, 주름패치 등 화장품으로는 만들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의약품으로 상용화된 사례는 없다. 미세바늘에 탑재할 수 있는 약물 용량에 한계가 있고 바늘의 소재나 약물의 특성 등에 따라 경피 흡수가 되지 않을 수도 있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니들로 의약품을 개발하는 회사들은 미세바늘에 골고루 약물이 분포되는지, 어떤 소재로 바늘을 만들어 약물을 투여할지, 붙이고 뗄 때 통증은 없는지 등을 고민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대웅제약은 자회사인 대웅테라퓨틱스와 협업해 ‘클로팜(CLOPAM)’이라는 차별화된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약물이 마이크로니들의 첨탑 부분에만 분포되고 패치의 아래 부분에는 묻지 않아 약물의 손실(Loss)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상온보관·유통이 가능하면서도 생체이용률은 높아 작은 패치로도 주사제와 동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 센터장은 “바늘의 첨탑 부위로 정밀하게 약물을 보낼 수 있는 압착 기술, 개개의 바늘을 보호하는 기술, 바늘의 성질과 강도를 유지하는 기술 등으로 국내에서 23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5건의 특허를 등록했고 국제 특허는 6건이 출원됐다”며 “글로벌 제약사에서 마이크로니들 패치 의약품을 공동개발하자는 제안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일반의약품(OTC) 피부과용 제제로 마이크로니들 패치 의약품을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장호르몬 의약품은 11월초 임상 1상에 들어간다. 비만치료제 마이크로니들 패치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 임상 1상에 진입해 2027년 임상 3상 결과가 나오면 품목허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에서 임상결과를 확인한 후 중국,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임상시험도 추진한다.
마이크로니들 패치 양산을 위한 생산시설도 준비 중이다. 김 센터장은 “동물 실험 결과 주사제와 유사한 수준의 약물 혈중 농도를 갖춰 1주일 지속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했고 일부 독성 자료는 올해 말까지 확보할 계획”이라며 “내년 초에는 위고비와 생물학적 동등성을 입증하는 임상시험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이밖에도 4, 5개의 비만치료제 개발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당뇨병 신약 ‘엔블로’를 비만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연구 중인데 먹는 약으로는 GLP-1 계열 미그리톨 성분의 치료제로 동등성 시험을 진행 중이다. 김 센터장은 “엔블로가 자체의 비만 치료 효과는 약하지만 다른 약과 병용투여를 했을 때 치료 효과를 상승시킨다는 점을 발견하고 비만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마이크로니들 패치 비만치료제로 전 세계 270조 원 비만치료제 시장을 겨냥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미국 투자회사 구겐하임은 지난달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2000억 달러(약 268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서치업체들이 전망하는 마이크로니들 시장은 2026년 14조 원 규모다. 김 센터장은 “수익성은 충분하다”며 “우리의 우수한 제제를 경쟁사 대비 빠르게 개발해 선보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인=왕해나 기자 haena07@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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