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지방소멸 막으려면 거점도시 키워야"

"지역 불균형 잡아야 물가 안정"

전국 청년들이 수도권으로만 몰리면서 저출산과 저성장을 부추긴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비수도권 거점도시에 산업과 인프라스트럭처를 집중하는 것이 수도권 인구 집중을 막고 지방 발전에 효과적이라는 진단이다.

한은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지역 간 인구이동과 지역경제' 보고서를 2일 한은에서 열린 지역경제 심포지엄에서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인구 중 50.6%가 국토에서 불과 11.8%를 차지하는 수도권에 모여 살고 있다. 한국의 수도권 비중은 2020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6개 나라 가운데 가장 크다. 하지만 인구 2∼4위 도시의 합산 인구 비중은 중하위권 수준으로, 세계적으로도 수도권 한 지역에만 인구가 밀집된 이례적 상황으로 분석됐다.

수도권 집중 현상은 지역 간 인구 자연 증감 차이 때문이 아니라 지역 간 이동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15∼34세 청년층의 수도권 유입이 가장 큰 요인으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수도권에서 순유입 등으로 늘어난 인구의 78.5%가 청년층이었다. 반대로 같은 기간 호남과 대구·경북, 동남권의 인구 감소 가운데 각각 87.8%, 77.2%, 75.3%가 청년 유출로 설명됐다.

한은은 대안으로는 비수도권 거점도시 위주의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문화·의료시설, 공공기관 이전 등을 거점도시에 집중해 산업 규모와 도시 경쟁력을 키워야 수도권 팽창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 사례에서도 OECD 국가의 거점도시권(2∼4위 도시) 인구가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클수록 수도권 집중 현상이 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