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서 강행한 석탄덮개 5년짜리 시설에 1조 '펑펑'

이새하 기자(ha12@mk.co.kr) 2023. 11. 2. 17: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공사, 남부발전 감사 청구
폐지 수순 화력발전소에
과도한 혈세 투입 논란
시공업체 손실도 눈덩이

화력발전소 석탄 야적장에 덮개를 씌우는 '저탄장 옥내화' 사업이 결국 감사원으로 넘어갔다. 문재인 정부 시절 무리하게 추진되면서 혈세 낭비는 물론 시공 업체들의 연쇄 경영 악화로 이어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2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시공 업체인 세아STX엔테크는 지난달 31일 감사원에 한국남부발전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공익감사는 공익을 목적으로 공공기관의 특정 사안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는 제도다. 감사원은 사전 조사한 뒤 '공익감사청구 자문위원회'를 열어 감사 실시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에 감사원으로 넘어간 사건은 2019년부터 논란이 된 화력발전소 저탄장 옥내화 사업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석탄 가루가 날리는 것을 막기 위해 화력발전소 석탄 야석장에 덮개를 씌우도록 했다. 한국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 발전공기업 5곳이 시공 업체와 계약을 맺고 2020년부터 사업에 착수했다. 문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시공 업체들이 공사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우선 시공 업체들은 단계적으로 폐지를 앞둔 화력발전소에 1조원대 혈세를 투입하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하동화력발전소만 해도 2026년 1호기를 시작으로 2031년까지 1~6호기를 모두 석탄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처음부터 계약 방식이 잘못됐다는 주장도 감사청구서에 포함됐다. 시공 업체와 발전공기업은 건축물을 지을 때 적용하는 '건설공사 계약'이 아닌 물품을 구매할 때 적용하는 '구매 계약'을 맺었다. 공사 계약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공사대금에 반영할 수 있지만, 구매 계약 형태는 상승분을 반영하기 어려워 업체가 고스란히 손실을 감당해야 한다. 실제 완공을 한참 앞둔 상황이지만 시공 업체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저탄장 옥내화 사업을 진행 중인 포스코이앤씨·현대삼호중공업·HJ중공업·세아STX엔테크 등 시공 업체 4곳의 누적 손실액이 약 3658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새하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