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첫 '미사일 방어' 점검 … "지하에 대피공간 만들어야"
전문가들, 지하 활용 주장
"지하철역·상가 등 넓은 공간
생활·방호 목적으로 개선"
"지상과 별개의 인프라 구축
지하서 도시 이동 가능해야"
吳 "관련 문제 계속 다룰 것"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국제 정세가 급변하면서 서울시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진단하고 서울의 방호대책을 점검하는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메가시티 서울' 특징 중 하나인 넓은 지하 공간을 적극 활용하는 '서울 프로젝트'가 유사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시는 2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본 서울시 핵·미사일 방호 발전방안' 포럼을 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제 기억이 맞는다면 서울시가 주최가 돼 안보 관련 토론회를 여는 것은 아마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불과 38㎞ 떨어진 곳에 휴전선이 있는 서울시에서 이런 문제를 놓고 한 번도 토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번 토론회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축사를 마친 뒤 끝까지 포럼을 경청했다.
포럼은 '현 확장억제 전략 평가와 향후 10년 전략적 선택' '최근 전쟁 양상을 고려한 도시형 방호체계 구축 방안' 두 세션으로 구성됐다. 특히 두 번째 세션에서 '서울 프로젝트'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주제 발표를 맡은 이상민 서울과학기술대 국방방호학과 겸임교수는 '메가시티 서울'에 걸맞은 방호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은 휴전선과 거리가 가까워 미사일 방어를 위한 시간이 짧고, 인구밀도와 고층 건물 밀집도가 높다. 이 때문에 북한에서 장사정포가 대량으로 발사됐을 경우 요격이 제한적이고, 도시 구조상 신규 방호시설을 구축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이 교수는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서울 지하시설을 적극 활용해 방호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은 지하철 역이 289개 있고, 지하상가와 지하주차장이 각각 2600여 곳, 약 30만 곳에 달한다. 이 교수는 "지하 공간을 생활과 방호의 이중 목적으로 개선해 일상을 영위하고 각종 위협으로부터 국민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한다"며 "지상과 별개로 지하에도 인프라스트럭처를 설치해 지하 공간만으로도 도시에서 이동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도 방호시설 대피가 피해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마스가 로켓 3000여 발을 일제히 사격하면서 이스라엘 방공 시스템 아이언돔이 무력화됐음에도 제때 대피가 이뤄지면서 인명 피해가 최소화됐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요격 체계가 만능은 아니며, 최후의 방어는 경보 전파에 이은 방호시설 대피"라고 강조했다.
서울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회 기반시설에 대한 방호력 향상도 필요하다. 군이 전력망과 통신망을 민간의 전력·통신 체계에 얼마나 의존하는지 점검해 유사시 전력·통신 체계 두절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주요 시설의 우선순위를 판단해 고출력전자기파(EMP) 방호능력을 향상시켜 유사시 복구 체계가 빠르게 가동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북한에서 핵무기뿐 아니라 생물·화학 미사일까지 동원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서울 방호능력 향상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분절된 지하 공간을 연결해 '하나의 동굴'과 같은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지하에서 이동·거주 등 모든 활동이 가능하도록 해야 방호 능력이 더욱 향상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시는 향후 시가전, 통신 마비 상황 등에 대한 토론과 점검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은 "이 같은 문제를 계속 다뤄 나가면 시민들의 경각심도 일깨우고, 서울시가 튼튼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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