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년 숙원 푼 텍사스…월드시리즈 첫 우승

애리조나 4승1패로 따돌려
공격적 투자로 강팀 탈바꿈
'4360억 사나이' 시거 MVP

텍사스 레인저스 선수들이 2일(한국시간) 열린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우승을 확정 짓자 서로 뒤엉켜 환호하고 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62년의 한을 풀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가 창단 후 처음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다. 텍사스는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5대0으로 완파했다. 텍사스의 마무리 투수 조시 스보츠가 9회 말 애리조나의 케텔 마르테를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순간, 텍사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일제히 그라운드 한가운데에 모여 우승 순간을 만끽했다. 텍사스는 이번 승리로 시리즈 전적 4승1패를 거뒀다.

텍사스는 1961년 워싱턴 세네터스로 메이저리그 무대에 첫선을 보였다. 1972년 텍사스로 연고지를 이전했고 2002년 박찬호, 2013년 추신수 등이 뛰어 한국 선수와 인연도 깊다. 그러나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1996년에서야 처음 포스트시즌에 올랐고, 2010년과 2011년에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2017년부터는 6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고 2021년에는 한 시즌 100패 이상(102패) 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래도 텍사스는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잃지 않았다. 100패 이상을 하고도 2년 만에 강팀이 됐다. 텍사스는 2021년 말 코리 시거(10년 총 3억2500만달러·약 4360억원)와 마커스 시미언(7년 총 1억7500만달러·약 2350억원) 등 2명을 데려오는 데 5억달러(약 6710억원)를 쏟아부었다. 또 2022시즌이 끝나고 제이컵 디그롬, 네이선 이발디 등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했고 올 시즌 중반에 맥스 셔저, 조던 몽고메리 등을 트레이드로 데려와 전력을 보강했다.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홈런 3개 6타점 6득점을 기록한 시거는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LA 다저스에서 뛰던 2020년에 이어 통산 두 번째다. 시거는 "밑바닥에서 시작해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게 내겐 흥미롭다"며 기뻐했다.

[김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