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첫 메이저 대회 개최 꿈, 꼭 이뤄야죠"
대회수보다 질적향상 집중
34개대회 총상금 1억불 돌파
"성공비결은 스폰서 분석
거절당해도 전략 수정해
수천번이라도 설득 나서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 등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상 이상이다. 특히 아시아 골프가 발전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 한 사람이 있다. 한국계 미국인 션 변(변진형)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아시아 대표다. 2008년 LPGA에 입사해 2014년 아시아 대표가 된 그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롯데 챔피언십 등을 만들어 투어 규모를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션 변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프로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라고 생각한다. LPGA 투어 역시 상금 규모를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대회 수를 무작정 늘리기보다 총상금과 같은 퀄리티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LPGA 투어의 경우 3~5년 사이에 총상금이 다른 투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LPGA 투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대회 수와 총상금 규모가 급격하게 늘었다. 올해 34개 대회(국가대항전 포함)가 열리고 총상금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1억달러를 돌파했다. 이에 대해 션 변 대표는 LPGA 투어 구성원 전체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LPGA 투어에서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대회를 개최하는 일도 마찬가지"라며 "커미셔너를 비롯해 모든 직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 덕분에 지금의 LPGA 투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PGA 투어 아시아 대표로서 수많은 대회를 유치한 그는 성공 비결로 스폰서에게 맞춰 생각하는 자세를 꼽았다. 션 변 대표는 "거절을 당했을 때 곧바로 포기하지 않고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며 "첫 번째 제안이 성공하지 못했을 때 전략을 바꿔 두 번째, 세 번째 제안을 해 설득하려고 한다. 그동안 수천 번 거절을 당했지만 지금도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다. LPGA 투어 아시아 대표로 살아가는 한 지금처럼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연구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션 변 대표가 가슴속에 품고 있는 하나의 꿈이 있다. LPGA 투어 메이저 대회를 아시아에서 유치하는 것이다. 그는 "불가능해 보일 수도 있지만 LPGA 투어 아시아 대표로서 언젠가는 꼭 한번 이루고 싶은 목표 중 하나"라며 "수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계속해서 부딪쳐 아시아 최초의 LPGA 투어 메이저 개최에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LPGA 투어의 위상이 높아진 원동력은 무엇일까. 션 변 대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20개국 정도였던 LPGA 투어 선수들의 국적이 올해는 36개국으로 늘어났다"며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LPGA 투어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도가 높아졌다. 잠재력이 엄청난 기대주들이 LPGA 투어로 모이는 만큼 10년 뒤에는 규모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LPGA 투어 내에서 한국 선수들의 존재감이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션 변 대표는 "우승 횟수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선수들은 여전히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며 "한국 선수들이 못 치는 것이 아니라 태국, 프랑스, 중국 등 다른 나라 선수들의 실력이 좋아진 것이다. 한국의 유망주들이 계속해서 LPGA 투어에 도전하고 있는 만큼 다시 한번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에서 열리는 LPGA 투어 대회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통해서는 국내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 대회에서는 아마추어 박서진이 출전해 공동 13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션 변 대표는 "유망한 선수들이 계속해서 나와야 LPGA 투어도 함께 발전한다"며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는 한국 아마추어 선수들이 LPGA 투어를 경험할 수 있도록 여러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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