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노래방서 성추행" 1000명 단체방에 사진 올린 70대

"사실 확인 없이 사진·글 올려…명예훼손"
광주지법 항소심서도 벌금 300만원

광주지방법원./뉴스1 DB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노래방 성추행 피의자 사진을 단체방에 올린 7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정영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A씨(70)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0년 10월24일쯤 광주 한 노래방에서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1000여명의 노래방 업자들이 볼 수 있는 단체방에 B씨(54)의 사진과 함께 성추행 관련 글을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 사람이 새벽에 계획적으로 맥주 5병을 시켜놓고 마음놓고 여성 업주를 성추행했다. 112에 신고한 피해자는 노래방에서 주류를 판매한 업태위반으로 적발됐다"고 적었다.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이같은 행위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A씨는 신고 접수 3시간 만에 B씨의 변명이나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일방적인 진술만을 듣고 글을 올렸다"며 "게시글 내용 또한 성추행 조심의 의미도 있지만, 노래방 운영 회원들로 하여금 주류를 판매해 업태 위반으로 적발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의미가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에 대해 의도적이고 악의적으로 비난하거나 경멸하는 식의 표현을 사용한 점, 피해자와 여성 업주의 시비는 술값 문제로 시작된 것인데, 여성 회원이 피해자에게 맥주 5병만 제공했음에도 10병을 제공한 것처럼 거짓말하기도 했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게시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의 판단에 법리적 오해나 양형 부당은 없다며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