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헤비팬덤 소비, K팝위기”···팬들은 왜 분노할까
인질마케팅에 해비팬덤도 부담
온라인커뮤니티+SNS ‘시끌’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K팝의 위기론을 꺼내들었으나 정작 소비층인 팬들의 반응은 냉담을 넘어 분노로 번지고 있다.
방시혁 의장은 1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 출연해 하이브 설립과 방탄소년단 데뷔 당시의 추억부터 재계약에 성공한 기쁨까지 K팝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로 진행자 유재석과 대담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방시혁 의장은 K팝의 위기론을 제시했다. 그는 “하이브라는 회사를 책임지는 입장에서 투자자들이 있어 ‘당장 망할 것’처럼 할 수 없고 실제 그렇지도 않다”면서도 “다만 최근 주요 시장의 지표 하락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위기의 근간은 굉장히 ‘강렬한 팬덤의 소비’”라며 “일종의 ‘슈퍼 팬’은 다른 장르에도 더 많지만 K팝 팬은 어떤 팬덤보다 더 강렬한 몰입과 소비를 보인다”고 평했다.
방시혁 의장은 “이게 반대로 말하자면 확장성의 한계가 되기도 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소비하는 팬들도 있어야 한다”며 “K팝을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선 확장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시혁 의장의 발언대로 K팝 시장은 팬덤의 노력에 기반하며 성장해왔다. 하지만 방시혁 의장의 이와 같은 발언은 반발 작용을 불어왔다. 하이브는 물론 K팝 콘서트 티켓 가격 자체가 비싸 라이트 팬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음반 판매의 다량 구매를 유도하는 포토 카드 마케팅 등은 헤비 팬덤들도 버거워하는 금액이 소비되고 있다는 성토도 이어졌다.
고비용을 소모하게 유도하는 마케팅으로 인해 팬덤의 진입 장벽이 높아진 상황에서 방시혁 의장의 이와 같은 발언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관련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일고 있다.
실제 하이브 레이블즈 소속인 세븐틴의 경우 지난 7월 진행된 서울 콘서트 가격이 일반석 15만4000원, VIP석이 19만8000원에 판매됐다.
방탄소년단의 경우 이미 티켓 가격이 20만원을 넘었다. 방탄소년단의 지난해 3월 잠실 공연 티켓 가격은 일반석이 16만5000원, VIP석이 22만원 이라는 가격이 책정됐다.
하이브가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콘서트 가격을 발빠르게 올리면서 티켓 가격의 지나친 인플레이션을 선도하고 있다는 비판과도 마주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4년 전 잠실 티켓 가격은 전석 11만원이었다.
공연 업계에서는 티켓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인건비 상승을 꼽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연예기획사의 팬덤을 노리는 수익화 전략이 지나치게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격을 올려도 어차피 팬들은 해당 공연을 보는 ‘팬심’을 인질삼은 것이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하이브가 티켓 가격을 올리면서 아이돌을 중심으로 하는 타 연예기획사들 또한 티켓 가격을 비슷한 수준으로 올려 판매해왔다.
이러한 비판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방시혁 의장의 발언은 팬들의 불만을 부채질한 상황이 된 것이다.
하이브는 사실상 이러한 팬덤의 분노를 외면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5379억원, 영업이익이 727억원을 기록해 신기록을 경신했다며 소속 가수들의 월드투어 진행과 앨범 판매량이 이번 실적에 보탬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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