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 되찾은 반도체… SK하이닉스, LG엔솔 꺾고 시총 2위

이윤희 2023. 11. 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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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6만9700원에 종료
메모리 가격 상승에 회복 전망
연합뉴스

국내 증시에서 '대장' 역할을 해 온 반도체 종목들이 이차전지 등에 빼앗겼던 주도주의 자리를 되찾으려 분투하고 있다. 다만 경기 악화와 메모리 반도체 감산 정책이 중단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반도체 업황이 재둔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일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장중 7만원을 회복했고, 수개월 만에 시가총액 2위와 3위가 손바뀜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삼성전자는 이날까지 이틀 연속 강세를 보였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60% 상승한 6만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엔 7만원선을 터치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장중 7만원을 돌파한 건 지난 달 19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주가 역시 이틀째 강세를 보였다.전날 대비 4.16% 오른 12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엔 약 22개월 만에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되찾았다. 시총 규모는 91조2187억원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같은날 장 막판에 상승폭을 넓히며 전날보다 3.71% 오른 39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월 상장하며 시총 2위 자리를 빼앗은 LG에너지솔루션은 불과 반 년 전만 해도 SK하이닉스보다 무랴 70조원가량 시총 규모가 더 컸다. 하지만 한 때 140조원이 넘던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은 이차전지 업종 하락에 쪼그라들고 업황 반등 기대감에 SK하이닉스의 시총은 커지며 그 격차가 4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시장에선 반도체 업황 회복이 점차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메모리 반도체 제품인 디램(DRAM)의 고정거래가격이 전월 대비 15.38% 상승했다. 디램의 고정거래 가격은 기업 간의 계약거래 가격으로, 업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이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도 고부가 디램 판매 확대에 따른 이익 개선이 가파를 전망"이라며 "9월부터 시작된 메모리 가격 상승 추세를 이어가는 점도 긍정적"이라며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높인 바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도 호실적을 발표해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 글로벌 주요 반도체지수를 모아 놓은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는 지난 1일(현지시간) 2.33% 급등했다. '제2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미국 반도체기업 AMD가 지난 분기 예상치를 상화하는 호실적과 함께 인공지능(AI)칩의 성장세를 전망하며 10% 가까이 폭등한 영향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데이터센터향 그래픽처리장치(GPU) 제품 매출이 2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이는 칩 제조사 전반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AI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모바일, PC 고객사들이 메모리 업황 저점을 인지하고 메모리 재고를 축적 중"이라며 "감산 효과와 본격적인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 메모리) 판매에 따른 반도체 위주 실적 개선을 이뤄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본격적으로 HBM3P를 출시할 예정이며, SK하이닉스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HBM3를 양산한데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4월에는 현존 최고 용량인 24GB HBM3 신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이 경기 하강과 감산 정책의 원복 가능성 등으로 다시 찬바람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가 내년 중순부터는 재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며 "공급 측면에서 반도체 업체들의 내년 2분기에 감산을 되돌릴 가능성과 수요 측면에서 6개월 이후의 업황을 미리 알려주는 경기선행지표들의 올해 4분기 중 하락 전환한 것"이라고 전했다.

송 연구원은 "수십억, 수백억원에 달하는 장비들을 감가상각비가 그대로 나가는 와중에 2 년 연속 방치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며, 만일 경쟁사 중 하나가 먼저 원복에 나설 경우 시장 점유율의 급락에 관계없이 혼자 감산을 유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수요 증가율이 생산 증가율을 상회하지 못한다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다시 둔화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5000원에서 7만7000원으로 크게 하향 조정했다. 그는 앞서 SK하이닉스의 투자 의견도 기존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낮춘바 있다. 미국의 향후 정책 금리 전망과 현재 글로벌 유동성 추이를 감안할 때 글로벌 유동성 증감률이 올해 11월부터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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