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만난 남친 '충격' 과거…애 딸린 이혼남이었습니다"

김세린 2023. 11. 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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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신고 마쳤는데 '혼인무효' 인정받을까
변호사 "'주위적 청구' 후 이혼 청구 가능"
몰래 예비신부 명의 대출…대여금 반환 청구해야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만나 혼인신고를 마친 남성과 파혼하고 싶다는 한 2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 남성이 사실 이혼한 적이 있으며, 전 부인과 낳은 아이까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다.

2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혼인신고를 했지만 결혼식도 올리지 못하고 이혼하기엔 억울하다는 사회초년생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자신을 대기업에 갓 취직한 직장인이라고 밝힌 A씨는 "바쁘게 일하다 보니 어느새 몸은 지쳐가고 마음은 외로워졌다.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었던 나는 만남 앱을 이용했고, 그렇게 만난 사람이 지금의 남자친구"라며 "남자친구는 개인사업을 하고 있어서 시간적, 경제적으로 여유 있다고 했다. 내가 야근을 하는 날 남자친구는 직장 앞으로 데리러 왔고, 우리 집까지 바래다주기도 하면서 다정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이 남자라면 평생 함께해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혼하기 다소 이른 20대였지만, 나는 그와 결혼을 약속했다"면서도 "그런데 어느 날 남자친구가 갑자기 사업이 어려워졌다면서 혼인신고 먼저 하고 신혼부부 대출을 받아서 사업자금을 쓰고 싶다고 하더라. 그의 사정이 너무 딱했기 때문에 그의 뜻대로 해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만 이후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생겨났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그는 "양가 부모님을 뵙고 인사드리고, 상견례 날짜도 잡아야 하는데 남자친구가 자꾸 미루기만 했다"며 "왠지 이상하다고 생각하던 찰나, 남자친구가 이혼했고 전처 사이에 아이까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남자친구에 따져 물으니 '철없을 때 혼인신고만 했을 뿐이다', '함께 살지도 않았고, 전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워서 헤어졌다'면서 '아이는 친자식이 아니고, 그냥 출생신고만 본인 밑으로 돼 있는 거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예비 신랑이 A씨 모르게 A씨 명의로 대출까지 받아둔 것. A씨는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남자친구와 이별을 결심했다"며 "하지만 결혼식도 치러보지 못하고 이혼녀가 되기에는 너무나도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혼인무효'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박경내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A씨는 남자친구 사업을 도와주려고 혼인신고를 했지만, 실질적인 결혼생활은 하지 않으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주위적(우선순위) 청구로 혼인무효 청구를 하되, 예비적으로 이혼 청구할 수 있다고 본다"며 "남자친구의 가족을 만나거나 결혼식을 올린 사실이 없고, 함께 사는 등 사회 관념상 혼인 생활을 영위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마련해 적극적으로 소명하는 게 필요하다. 만약 혼인무효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이혼 청구를 통해 혼인 관계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특히 남자친구가 이혼 경험이 있고, 아이까지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것과 관련해 박 변호사는 "남자친구는 전혼관계가 있었고, 자녀까지 있는 사실을 모른 채 혼인신고에 이르게 됐는데, 이는 혼인 취소사유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혼인 취소는 그 취소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제소해야 하므로, 빨리 청구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남자친구의 전혼관계 및 전혼 자녀의 존재에 대해 미리 알려야 할 조리 의무가 인정되므로, 혼인 취소사유에 해당한다"며 "이러한 귀책 사유에 대해, 혼인 취소와 더불어 위자료도 함께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도 전했다.

아울러 남자친구가 A씨의 명의로 대출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남자친구가 대출받을 수 있었는지 좀 더 자세한 사실관계가 필요하겠다"며 "만약 이를 A씨가 남자친구에게 대여한 것으로 본다면 민사상 대여금 반환청구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남자친구가 불법적인 방법으로 A씨 명의를 도용해 대출받아 돈을 편취한 것이라면, 형사상 사기죄로 고소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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