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들, 한국 증시에서 담은 종목은?

김은정 기자 2023. 11. 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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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41.56 포인트(1.81%) 상승한 2,343.12를, 원·달러환율은 14.40원 하락한 1,342.90원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미국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2연속으로 동결하자 2일 증시가 환호했다. 뉴욕 증시 3대 지수(다우평균, S&P500, 나스닥)가 1% 안팎 일제히 상승했고, 뒤이어 열린 국내 증시에서도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1.8%, 4.6% 상승 마감했다. 연준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 성향을 보였다는 해석이 호재가 된 것이다.

국내 증시 상승세를 견인한 것은 외국인이다. 개인은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400억원, 코스닥에서 284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금리가 정점이라는 관점이 확산되면서 대내외적으로 성장주가 랠리했다”며 “특히 외국인들이 이차전지 등 코스닥 종목의 공매도 청산(쇼트 커버링)에 나서면서 코스닥이 크게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래픽=이지원

◇'저점 통과’ 반도체주(株) 집중 매수

이날 외국인은 반도체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날 전체 증시 기준, 외국인 순매수 톱5 종목 중 4개가 반도체주였다. 1·2위가 삼성전자(1970억원)와 SK하이닉스(800억원)였고 3위 에코프로비엠(21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도 HPSP(200억원)와 하나마이크론(170억원) 등 반도체 종목이었다.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가 뚜렷해지며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

전날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작년보다 3.1% 줄어든 89억달러로 작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감소율을 보였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전날 인공지능(AI) 칩 매출과 관련해 긍정적 전망을 내놓은 것도 반도체 투자 심리를 개선시켰다.

이에 삼성전자는 이날 1.6% 올라 보름 만에 장중 ‘7만 전자’를 회복했다. SK하이닉스는 4.2% 오른 12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장중 한때 LG에너지솔루션을 밀어내고 22개월 만에 코스피 시가총액 2위 자리를 탈환하기도 했다. 한화투자증권 박승영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은 올 3분기 흑자 전환을 기점으로 내년 4분기까지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했다.

◇외국인 장바구니엔 어떤 종목이?

그렇다면 최근 외국인은 어떤 종목을 사들였을까. 외국인은 지난달 5거래일을 제외하고 매일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5%를 넘나들었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까지 터지며 투자 심리가 꺾인 탓이다. 월간 순매도 규모는 3조3900억원으로 올해 중 가장 많았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짐을 싸는 와중에도 저평가된 종목은 바구니에 담는 모습이다. 지난달 외국인은 삼성전자 우선주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00억원, 126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특히 최근 일주일(10월 25일~11월 1일) 사이엔 그간 낙폭이 컸던 이차전지주를 집중 매수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선 포스코홀딩스(1620억원)를, 코스닥 시장에선 에코프로(720억원)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발(發)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전망에 이 두 종목은 10월에만 주가가 23%, 31%씩 빠졌다. 연일 내리막길을 걷던 주가는 이날 반등해 포스코홀딩스는 6%,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각각 8.7%, 15%씩 올랐다.

외국인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체질 개선에 나선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도 최근 44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증권가 눈높이도 높아진 상태다. 하나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최근 아모레퍼시픽 목표주가를 각각 13%, 16%씩 올려 잡았다.

외국인은 최근 임상 결과 발표 이후 주가가 10월 초 고점(8만8400원) 대비 30% 넘게 빠진 유한양행도 최근 일주일 새 290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밖에 업황 회복이 가시화된 반도체주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 우선주를 280억원어치, HPSP는 27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다만 외국인 투자 심리가 회복될지에 대해선 우려가 적지 않다. 외국인은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연속 순매도 행진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국내 증시의 바닥을 나타내는) 0.8배 이하로 내려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저평가 유인이 높아지고 있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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