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오너 2·3세 정기 인사서 잇달아 승진… 승계 가속화

양범수 기자 2023. 11. 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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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정기임원 인사...BGF·형지 2세 부회장 승진, 삼양 3세 상무 승진
한화갤러리아·오리온·CJ·농심 3세 승진
정기 인사 앞둔 롯데 3세 신유열 유통 부문 선임 관심

유통업계 오너 2·3세들의 경영 보폭이 넓어지면서, 승계 작업이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국가간 진입장벽이 사라지고 소비자 트렌드가 급속도로 바뀌는 가운데 이들이 경영능력 입증을 위한 신사업 행보를 본격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왼쪽부터 홍정국 BGF 대표이사 부회장과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상무,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총괄 부회장. /각 사 제공

BGF그룹은 2일 ‘2024년 정기임원 인사’에서 홍석조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 BGF 대표이사 사장을 BGF 대표이사 부회장 겸 BGF리테일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BGF는 홍 부회장이 그룹 전반의 신성장 기반을 발굴하고 편의점 CU의 해외 진출을 통한 글로벌 역량 강화에 이바지한 점을 언급하면서, 이번 홍 부회장의 승진 인사로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육성함과 동시에 편의점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주력 계열사에 대한 책임 경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삼양식품그룹)도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전병우 전략기획본부장(CSO)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전 상무는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과 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을 맡아 겸직하게 됐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전 상무 승진에 대해 그룹의 혁신 경영을 주도해 이룬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전 상무는 지난 7월 기업 이미지(CI) 리뉴얼을 추진했고, 직속 조직으로 라면 테스크포스(TF)팀을 신설해 신규 브랜드 ‘맵탱’을 기획해 디자인과 광고 등 전 과정에 참여했다.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사장도 그룹 총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최 부회장은 형지 창업주인 최병호 회장의 장남으로 2021년 5월 까스텔바작 대표에 선임된 이후 같은 해 12월부터 그룹 사장직을 겸해왔다.

대명소노그룹의 2세이자 외동아들인 서준혁 부회장도 올해 1월 1일부로 대명소노인터내셔널 회장으로 승진했다. 서 회장은 해외 출장을 다니며 국내외 호텔과 리조트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 CJ·한화·농심·오리온·영원무역·대명소노 2·3세 연이어 승진

왼쪽부터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조트 전무, 신상열 농심 상무, 담서원 오리온 상무. /각 사 제공

앞서 오리온도 지난해 2023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장남인 담서원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을 경영관리담당 상무로 승진시켰다.

오리온은 기존에 없던 ‘경영관리팀’ 담당 임원을 신설해 해당 자리로 담 상무를 승진 시켜 식품 사업 관련 국내외 인수합병(M&A) 등의 신사업 발굴 업무를 맡게 했다.

같은 해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전략실 상무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김 전무는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을 겸임하면서 유통 사업 전반을 담당했고, 미국 수제버거 업체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입점 계약을 성사시켰다. 김 상무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이다.

성래은 영원무역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성 부회장은 2002년 영원무역에 입사해 2016년에는 영원무역홀딩스 사장을 지냈고, 2020년부터 영원무역 사장을 지내다 2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CJ는 2021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을 신임 임원(경영리더)으로 승진하는 2022년 정기 임원 인사를 냈다. CJ는 해당 인사부터 사장 이하 상무대우까지 모두 ‘경영리더’ 단일 직군으로 통합하기도 했다.

승진 직후 이 경영리더는 미국 사업을 총괄하는 식품전략기획 1담당을 맡아 ‘햇반 글로벌 프로젝트’ 등을 수행했다. 햇반 글로벌 프로젝트는 미국 즉석밥 시장에서 햇반을 제2의 비비고 만두로 만들겠다는 프로젝트다.

농심도 신동원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부장이 상무로 승진했고,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부사장도 SPC그룹의 네트워크 시스템 관련 계열사인 섹타나인의 신규사업 책임임원으로 업무에 복귀했다.

◇ 롯데 3세 신유열 유통 선임 주목… 오뚜기·F&F 승진 여부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롯데 제공

유통업계 오너 2·3세가 연이어 정기인사에서 승진하는 가운데 오는 23일쯤 정기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롯데그룹의 오너 3세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유통 부문 임원에 이름을 올릴지도 관심이 쏠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 상무는 지난해 롯데그룹의 정기 인사에서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상무에 임명됐다. 신 상무는 지난 9월 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개장식에 신 회장과 동행하기도 했고, 지난해 10월에는 서울 송파구 잠실에 있는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와 롯데백화점을 찾아 둘러보기도 했다.

신 회장도 지난달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개장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들은 여러 가지 공부를 하고 있는 상황이며, (유통 부문도) 앞으로 할 생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승계 작업과 경영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오뚜기와 F&F 역시 오너 2·3세의 승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장남인 함윤식 과장은 2021년에 오뚜기에 입사해 경영지원팀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뚜기가 지배구조 개편을 완성한데다, 함영준 회장이 창업주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으로부터 받은 지분에 대한 상속세 납부를 마치면서 함 과장이 승진하면 이를 기점으로 경영 승계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패션브랜드 MLB와 디스커버리를 운영하는 F&F의 2세들도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김창수 회장의 장남인 김승범 상무는 2015년 중국법인 사업부 총괄 팀장을 지냈고, 2018년 화장품 계열사 에프앤코의 본부장을 맡았으며 2019년 디지털본부 총괄을 맡으면서 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3월에는 F&F홀딩스의 사내이사에 오르기도 했다.

김 회장의 차남인 김태영 대리도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김 대리는 2019년쯤 입사해 프리미엄 스트릿 라이프스타일브랜드 수프라(SUPRA)의 마케팅 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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