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기준금리 연속 동결…금융시장 "인상 사이클 사실상 종료"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FOMC를 앞두고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보다 현 시장금리 수준에 대한 언급과 향후 통화정책 기조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과 이번 연준의 성명서에 대해 외신에서는 이전에 비해 비둘기적인(통화 완화 선호) 입장이었다는 평가다. 따라서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은 사실상 종료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 기준금리 2회 연속 동결한 연준
2일 국제금융센터와 외신 등에 따르면, 연준은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5.25~5.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연준은 중앙은행의 최우선 순위 과제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이후 6월에는 15개월만에 금리를 동결했으나, 7월 들어 다시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현 수준에 이르렀다.
이후 연준은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9월 3.7%를 기록하면서 하락세를 지속했고, 9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월 대비 4.1%를 기록하며 둔화세가 지속되자 9월에 열린 FOMC에 이어 이번에도 금리를 2회 연속 동결했다.
연준은 이번 FOMC 이후 성명서에서 필요에 따라 추가 통화긴축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아울러 3분기 경제활동이 강한 속도로 확장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최근의 장기 국채금리 상승이 금융 및 신용여건을 좀 더 긴축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파월 의장은 FOMC 결정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목표치(연율 2%) 수준으로 떨어지려면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며 "12월 금리 동결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리인하는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12월에 금리를 동결해도 이것이 금리인상 종료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최근의 가파른 국채금리 상승으로 여름 이후 금융 여건이 좀 더 긴축적인 모습을 나타냈다"며 "특히 장기 국채금리를 주목하고 있으며, 달러화 강세와 낮아진 주가 등이 정책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증권가 "금리인상 사이클 사실상 종료"
이 같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대해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졌음을 암시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성명서에서 최근 국채 금리 상승에 대해 금융 여건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며 "가계와 기업의 더 긴축된 신용 여건이란 표현을 통해 최근 금리 동향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을 문서상으로 명시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는 판단이다.
공 연구원은 "누적된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금융 여건이 긴축적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연준이 인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은 마무리 단계이며, 지난 7월 5.50%(상한 기준)로 인상된 이후 종료됐다는 전망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9월 FOMC 회의 당시 강한 매파적 발언 등으로 긴축발작을 유도했던 파월 의장이 이번 FOMC 기자회견에서는 예상보다 완화적 발언으로 시장을 충분히 달래주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의 기자 회견 내용만을 고려할 때 종료 선언만 없었을뿐 사실상의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되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그 배경에는 미 연준이 강조했던 추가 금리인상 요인 등이 소멸되고 있음을 파월 의장이 시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강승원‧박윤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동시에 여전히 물가 통제가 최우선의 목표이며,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며 "추가 인상의 여지를 의미하는 'additional policy firming' 문구 역시 유지하면서 인상 사이클 종료와는 여전히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그간 '과소 긴축의 리스크가 과잉 긴축의 리스크보다 크다'고 평가한 데 반해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과소 긴축 리스크와 과잉 긴축 리스크가 점차 균형을 향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며 "성명서에서는 '더 긴축된 금융 환경' 문구가 새롭게 추가됐고, 기자회견에서 파월 역시 수치화할 수는 없지만 최근 금융 환경 긴축이 실제 긴축 효과가 있음을 인정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최근 확인되고 있는 뒤늦은 금융 긴축과 정책 당국의 정책 초점 조정 등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미국 장기금리 하향 안정화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는 게 이들 연구원의 전망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미국 연준은 매파적 통화정책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며 "특히, 파월 의장은 중립적 통화정책 및 경제데이터를 중심으로 하는 통화정책 운용을 중시하는 가운데 현재 통화정책 상황을 1970~80년대 인플레이션 위기 국면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1980년대 고금리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위기를 잡은 폴-볼커 연준 의장을 언급하며,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고금리 정책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러나 최근 미국 연준 내부에서는 금리인상 종료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며 "10월 들어 미국 채권금리가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미국 국채 10년 금리가 한 때 5%대에 진입함에 따라 연준 내부에서 추가적인 금리인상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인식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오 연구원 역시 미국 금리인상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기대가 높다는 평가다.
그는 "세계경제는 미국경제 호조에도 불구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고금리 상황 지속 등에 따른 수요둔화 압력으로 인해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부각한다"며 "이에 따라 주요 선진국 통화정책에서 금리인상 마무리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악화에 따른 유가 급등 시나리오를 제외할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도 점진적으로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seongwan62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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