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D-1년] 바이든·트럼프 '리턴 매치' 구도…피로감에 제3후보론 변수
리턴매치에 美유권자들 피로감…케네디 등 제3후보 지지율 급등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2024년 미국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간 '리턴 매치' 구도가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가상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을 펼치고 있어 실제 두 사람간 맞대결이 성사될 경우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바이든·트럼프, 각당 대선후보 경선서 압도적 우위
재선 도전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과 3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 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압도적인 격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퀴니피액대가 지난달 26~30일(현지시간) 등록유권자 16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2.4%포인트(p))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가상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77%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작가 메리앤 윌리엄슨(8%),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6%)가 뒤를 이었다.
그간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에 나설 경우 무난하게 당내 경선을 통과해 온 전례를 감안하면 바이든 대통령이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큰 격차로 다른 후보들을 제치고 있다.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64%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15%),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8%), 기업가 출신인 비벡 라와스와미(3%) 등 2위권 후보들과는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이코노미스트·유고브가 지난달 28~31일 미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일 공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3.2%p)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56%의 지지율로, 디샌티스 주지사(17%), 헤일리 전 대사(8%), 라와스와미(5%) 등 여유 있게 앞섰다.
대선 1년을 앞두고 나온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보면 두 사람간 리턴 매치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두 사람이 내년 대선에서 맞대결을 펼칠 경우 미 역사상 두 번째로 전·현직 대통령간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대선에 출마해 현직 대통령과 대결을 펼친 것은 1912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공화당 소속으로 재선까지 마친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자신의 후계자인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당시 대통령의 정책에 반발해 신당(진보당)까지 창당하면서 3선에 도전했지만, 당시 우드로 윌슨 민주당 후보에게 밀려 2위에 머물렀다.
'리턴 매치'로 보면 공화당 소속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애들레이 스티븐슨 전 유엔대사가 1952년과 1956년에 두 차례 맞대결을 벌인 이후 68년만의 리턴 매치가 된다.
◇바이든·트럼프, 가상 양자대결 여론조사서 초박빙 접전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초박빙의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 종합사이트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10월6일부터 11월1일까지 집계한 가상 양자대결 여론조사 평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44.9%, 트럼프 전 대통령 45.4%를 기록하고 있다.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CAPS)·해리스폴이 지난달 18~19일 등록유권자 21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같은달 21일 공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2.0%p)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6%를 얻어 바이든 대통령(41%)을 5%p차로 앞섰다.
그러나 퀴니피액대 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47%)이 트럼프 전 대통령(46%)을 1%p 차의 근소한 격차로 우위를 보였다. 이코노미스트·유고브 조사에선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두 42%로 동률을 기록했다.
◇美유권자들, 리턴 매치에 피로감…바이든 '고령'-트럼프 '사법리스크'
그러나 두 사람간 '리턴매치'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피로감은 크다.
실제 미 여론조사회사인 갤럽이 지난 7월 미국 성인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호감도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57%)과 트럼프 전 대통령(55%)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90%)에 이어 2위와 3위를 각각 기록할 정도다.
이는 두 사람 모두 70~80대의 고령인 데다 각종 구설에 휘말리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치적 양극화가 극심한 미국의 현실도 이 같은 피로감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제3후보론 부상…대선 결과 좌우할 변수 가능성
미국인들의 이 같은 피로감은 제3당 또는 제3후보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갤럽이 지난달 4일 발표한 조사에서 미국 성인 63%는 "제3의 거대 정당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1년 전보다 7%p 상승한 것으로, 갤럽이 지난 2003년부터 같은 설문을 해온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최근 "두 주요 정당 후보가 인기가 없을 때 제3당 투표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호감도가 낮아 투표자 중 6%가량이 제3당에 투표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경선에 출마했다 최근 무소속 출마로 선회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의 지지율이 급등하고 있는 것도 리턴매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케네디 변호사는 미국의 '정치 명문가'인 케네디가(家)의 일원이다. 암살당한 로버트 F.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이자,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다.
퀴니피액대의 3자 가상 대결 여론조사에서 케네디 변호사는 2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바이든 대통령(39%)과 트럼프 전 대통령(36%)에 이어 3위에 그쳤지만, 20%대의 지지율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집계한 3자 대결 여론조사 평균(10월 12~30일)에서도 케네디 변호사의 지지율은 14.6%에 달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각 40.0%, 38.8%였다.
중도성향 정치단체인 '노레이블스(No Labels)'도 리턴 매치가 현실화될 경우 내년 3월쯤 독자적인 대선 후보를 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 사위'로 불리는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이로 인해 미 정치권에선 제3당 또는 제3후보가 실제 당선될 가능성은 낮지만, 대선 결과를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당초 제3후보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발표된 가상 여론조사 결과에선 케네디 변호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을 더 많이 흡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케네디 변호사 등 제3후보에 대한 미 유권자들의 표심이 내년 대선에서 판세를 좌우할 여지가 높아 보이는 이유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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