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키바라 "엔화 지금이 저점…내년 여름엔 달러당 13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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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엔화 가치는 거의 최저라고 봐도 된다. 엔화는 조만간 강세로 돌아서 내년 여름쯤 달러당 130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 재무관(차관급)은 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엔화 전망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그는 엔화 강세를 점치는 이유로 "미국 경제 성장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본 경제는 상대적으로 탄탄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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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현재 엔화 가치는 거의 최저라고 봐도 된다. 엔화는 조만간 강세로 돌아서 내년 여름쯤 달러당 130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 재무관(차관급)은 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엔화 전망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미스터 엔(Mr. Yen)'으로 알려진 사카키바라 전 재무관은 1990년대 일본 대장성에서 외환 정책을 총괄했던 국제금융·외환시장 전문가다.
그는 엔화 강세를 점치는 이유로 "미국 경제 성장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본 경제는 상대적으로 탄탄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달러 환율은 일본은행이 최근 통화 완화 정책을 일부 수정했음에도 150엔대로 뛰었다. 엔화 약세에 원/엔 환율도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890원대까지 밀렸다.
사카키바라 전 재무관은 "엔화 약세가 장기간 유지되는 게 바람직하지는 않다"면서도 엔화 강세 전망을 들어 "시장개입은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일본은행이 통화 완화에서 긴축으로 돌아설 시점으로 "경기 과열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할 내년 여름"을 언급했다.
다음은 사카키바라 전 재무관과의 일문일답.
-- 올해 내내 원화 대비 엔화가 약세를 나타냈고, 최근 엔/달러 환율은 152엔에 육박했다. 엔화 환율에 대한 중장기 전망은.
▲ 현재 엔/달러 환율 수준은 거의 최고 수준이라고 본다. 엔화는 조만간 강세로 반전해 내년 여름쯤에는 엔/달러 환율이 130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엔/달러 환율은 당연하지만, 미국과 일본의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달러 대비 엔화 강세를 전망하는 이유는 미국 경제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 경제는 상대적으로 견조하기 때문이다.
-- 이 정도 엔화 약세를 일본 통화당국이 예상했다고 생각하나. 일본 경제에 도움이 되니 용인하는 면이 있다는 시각도, 정책 대응 때를 놓쳤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엔/달러 환율 수준이, 시장개입을 할 필요는 없는 수준이라고 판단하나.
▲ 일본 통화당국은 엔화 약세로 달러당 150엔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는 점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 중앙은행을 포함해 많은 전문가가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 내년쯤에는 달러당 130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엔화약세가 장기간 유지되는 게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고, 당국도 편안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이 수준을 용인하는 이유는 엔화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은행이 시장개입을 할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달러당 160엔, 170엔까지 오른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지금 그런 상황은 아니다. 엔이 강세로 돌아설 것이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환율 시장 개입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올해 한국에서도 엔화 투자가 늘었는데, 엔화 투자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 엔화 투자는 좋은 의사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달러당 150엔 수준에서, 130엔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 주요국이 긴축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본은행만 완화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내년 상반기쯤 일본은행이 완화 기조에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일본의 정책금리도 일본 경제 상황 따라 달라지겠지만, 앞으로 일정 기간 일본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 경제는 오랫동안 디플레이션을 겪다가 회복되면서 물가 상승률이 2∼3%대인 상황이다. 일본은행은 경기 과열 조짐이 나타나면 지금의 양적 완화 정책을 긴축으로 전환할 것이다. 그 시점은 내년 여름쯤으로 생각한다.
-- 일본은 '잃어버린 30년'을 겪었다. 한국도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버블이 꺼지면 저성장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당시 정부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조언한다면.
▲ '잃어버린 30년'이라는 표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일본 경제성장률이 점차 둔화해 1%대로 내렸지만, 이는 경제가 성숙했기 때문이지 경제 자체가 약화한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한국 경제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성장률이 둔화한다면 그것은 경제가 성숙하는 과정이고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글로벌 불확실성, 특히 유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 글로벌 물가와 성장에 미칠 영향은.
▲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유가가 상승한다면 일본 경제에는 타격이 있을 것이다. 일본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두 번의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일본 경제성장률이 상당히 낮아지기도 했다. 유가 상승이 일본 경제에 부정적 요인임은 확실하다.
-- 엔화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인데, 국제유가가 급등할 경우 엔화의 안전자산 역할이 약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 엔화가 안전자산이라는 사실 자체는 변화가 없다. 안전자산으로서 기능이 약화할지는 국제유가 상승 폭에 따라 달렸지만, 지금 그 수준을 구체화하기는 어렵다.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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