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민주당 돈봉투' 수수 의원 정조준...강제수사 본격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당법 위반 혐의로 민주당 임종성·허종식 의원실을 압수수색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임종석 의원실로 압수수색 들어서는 검찰 모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돈봉투를 수수한 것으로 지목된 임종성(경기 광주을)·허종식(인천 동·미추홀갑) 의원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나섰다. 그동안 현직 의원을 상대로 한 수사인 만큼 신중한 모습을 보이던 검찰이 개별 수수 의원을 상대로 한 강제수사에 나서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2일 오전 임 의원과 허 의원의 국회 사무실과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혐의는 돈봉투 수수 관련 정당법 위반이다. 두 의원은 2021년 4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관석 무소속 의원으로부터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윤 의원이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목적으로 돈봉투 20개를 조성하고 현역 의원들에게 이를 살포했다고 보고 있다.

임 의원과 허 의원은 현재 진행 중인 윤 의원의 돈봉투 사건 재판에서 수수 의원으로 지목된 바 있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은 2021년 4월 28일 윤 의원이 "인천 둘하고 종성이는 안주려 했는데 '형님 우리도 주세요'라고 해서 3개 빼앗겼어'라고 말하는 대목에 대해 '종성이'가 임종성 의원을 지칭하는 것이냐는 검찰 측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인청 둘은 이성만·허종식 의원이 맞느냐는 질문에도 "네"라고 답했다.

검찰이 이날 두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며 야당 측 현역 의원을 상대로 한 수사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은 검찰 수사 단계에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지만, 최근 재판 단계에서 태도를 바꿔 일부 혐의를 인정하고 있다. 윤 의원은 재판 과정에서 '1차 전달 현장에 없어 미처 돈봉투를 교부하지 못한 이용빈·김남국·윤재갑·김승남 의원에게도 주는 게 맞다는 취지냐'고 묻는 검찰 측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검찰 관계자는 확보된 자료와 진술 등을 바탕으로 당대표 경선 금품 살포 경위를 면밀하게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현역 의원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는 "필요한 수사를 필요한 방식으로 할 것이다. 확인된 내용을 보강하는 차원의 수사가 더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 대상이 된 의원들은 혐의를 강력 부인했다. 허 의원은 이날 압수수색 이후 입장문을 통해 "단호히 말씀드린다. 300만원을 받은 적 없다"며 "검찰에 있는 그대로, 사실 그대로 답하겠다"고 했다. 임 의원도 "돈봉투 3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차분하고 정직하게 저의 무고함을 밝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