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가자시티 진입 눈앞…바이든 “교전 중지 필요”
가자지구 최대 규모 난민촌인 자발리아 캠프를 이스라엘군이 이틀 연속 공습하며 사상자가 늘고 국제사회 비판 여론이 커지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투 일시 중단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 “가자시티 진격 눈앞”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가자지구 분리장벽 밖에 주둔한 부대를 찾아 “하마스 땅굴을 공격해 테러범들을 땅굴 밖으로 내몰고 있다”며 “하마스 기습 공격을 받은 지난달 7일 이후 가자지구에 포탄, 미사일 등을 1만 발 이상 투하했다. 하마스는 죽거나 무조건 항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제한적 지상전을 개시한 이래 가자지구 최대도시 가자시티를 향한 진격 속도는 예상보다 빠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공군의 사전 폭격으로 하마스 저항을 차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스라엘군 전사자도 이날까지 16명이 나왔다. 헤르지 할레비 군 참모총장은 “무겁고 고통스러운 대가는 불가피하다. 끝까지 싸울 것이고 목표에 따라 (공격은)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도한 민간인 살상이라는 국제사회 비판에도 이스라엘군은 이날 이틀 연속 자발리아 난민 캠프 일대를 비롯해 공습을 이어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통치를 받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자발리아에서 적어도 민간인 195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까지 가자지구 사망자는 8796명, 이 중 어린이는 3648명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난민 캠프 공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공격 중단을 촉구했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틀 연속 난민촌 폭격에 “경악했다”고 말했다.
● 바이든 “휴전 아닌 교전 중지 필요”
‘하마스 궤멸’이라는 이스라엘의 전쟁 2단계 목표 달성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은 ‘포스트 하마스’를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언급한 전쟁 3단계는 가자지구 새 통치·안보체제 확립을 뜻한다.
최근 이스라엘을 방문한 크리스 밴홀런, 리처드 블루먼솔 미 상원의원은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사우디아라비아군을 주축으로 한 국제평화유지군을 가자지구에 주둔시키는 방안에 대한 초기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006년 가자지구 총선에서 패한 뒤 하마스와의 내전에서 패해 쫓겨난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가자지구를 다시 장악할 때까지 평화유지군이 지원한다는 것이다. 다만 평화유지군에 미군은 포함되지 않으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직접 지배도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3일 이스라엘과 요르단, 튀르키예를 방문해 민간인 피해 최소화 방안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설립을 뜻하는 두 국가 해법을 논의할 계획이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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