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는 프로페셔널하다” 외면했던 감독, ‘결승골’ 오현규 치켜세우기

김환 기자 2023. 11. 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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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환]


브랜든 로저스 감독이 오현규를 칭찬했다.


셀틱은 2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위치한 셀틱 파크에서 열린 2023-24시즌 스코티시 프리미어십 11라운드에서 세인트 미렌을 상대로 2-1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을 획득한 셀틱은 1위를 유지했다.


셀틱의 포메이션은 4-3-3이었다. 루이스 팔마, 후루하시 쿄고, 제임스 포레스트. 데이비드 턴불, 칼럼 맥그리거, 맷 오라일리, 그렉 테일러, 리암 스케일스, 나다니엘 필립스, 알리스테어 존스턴이 선발로 출전했다. 골문 앞에는 조 하트가 섰다. 오현규와 양현준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셀틱은 전반 7분 만에 세인트 미렌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측면에서 그렉 킬티가 올린 크로스를 코너 맥마나만이 헤더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셀틱은 11분 만에 동점을 맞추며 1위 팀의 저력을 보여줬다. 전반 18분 오라일리의 패스를 받은 턴불이 슈팅을 시도했고, 턴불의 슈팅은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셀틱은 전반 28분 페널티킥으로 역전할 기회를 잡았지만 키커로 나선 턴불이 실축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전은 1-1로 끝났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로저스 감독은 이른 시간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팔마와 포레스트가 빠지고 마에다 다이젠과 양현준이 투입됐다. 이어 오현규도 교체로 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균형을 깬 선수는 다름아닌 오현규였다. 오현규는 후반 38분 자신과 함께 교체로 나선 오딘 홀름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2-1. 이후 셀틱은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셀틱은 오현규의 득점 덕에 승리, 리그 선두 자리를 지켰다.


경기 후 로저스 감독이 오현규를 칭찬했다. 스코틀랜드 ‘더 선’은 “로저스 감독이 결승골의 주인공인 오현규를 칭찬했다. 오현규는 후반 38분에 강렬한 마무리로 득점에 성공했다. 팬들이 무승부를 걱정하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라며 로저스 감독의 말을 전했다.


로저스 감독은 “훌륭한 마무리였다. 빅 가이(오현규의 별명)가 멋진 마무리를 보여줬다. 정말 기쁘다. 출전 기회가 적은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한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오현규는 몸 관리, 식단 관리를 훌륭하게 한다. 정말 프로페셔널한 선수다. 오현규는 자신의 훈련을 돌아보고, 출전 기회가 왔을 때 경기에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경기에 정말 큰 영향을 미쳤다”라며 오현규를 칭찬했다.


이어 “후보 선수들에게는 항상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강한 정신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오현규는 이 경기를 계기로 잘 회복하고, 앞으로 경기를 준비할 기회가 생겼다”면서 칭찬을 하다가 “코너킥을 제외하면 오현규는 모든 점이 아주 좋다”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오현규는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SNS에 "자기 자신을 믿어라"라는 글을 올렸다. 오현규는 한동안 SNS 게시글을 모두 내린 적이 있는데, 팬들은 오현규가 경기와 훈련에 집중하기 위해 종종 하는 일이라며 오현규가 셀틱 내 경쟁에 집중하려 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최근 외면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시기와 비슷하다.


앞서 현지에서는 오현규가 로저스 감독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는 의견이 등장한 바 있다. 영국 ‘TBR 풋볼’은 “로저스 감독은 오현규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라며 과거 셀틱에서 뛰었던 마크 윌슨과 제임스 맥패든의 의견을 전했다.


로저스 감독은 UCL 조별리그 3차전이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득점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현규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윌슨과 맥패든은 이 점을 두고 로저스 감독이 오현규를 외면했다고 분석했다.


윌슨은 “득점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로저스 감독이 그런 결정을 내린 점을 보면 오현규가 기대를 충족할 만한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벤치에 있는 공격수들은 언제나 자신이 첫 번째로 교체 투입될 거라고 생각해야 한다. 경기가 잘 진행되고 있으면 감독들은 후보 공격수들에게 기회를 주고는 한다”라며 오현규가 로저스 감독의 눈 밖에 났다고 짚었다.


이어 “경기가 잘 풀리지 않거나 득점이 필요할 때에도 공격수를 투입하기 마련이다. 오현규는 벤치에서 유일하게 인정받던 공격수였지만, 로저스 감독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이는 많은 것들을 의미한다”라고 덧붙였다.


맥패든 역시 “오현규가 이번 시즌 로저스 감독 아래에서 무언가를 보여줄 정도로 시간이 많지 않다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오현규는 지난 경기에서 30분 동안 로저스 감독에게 인상을 남기려고 했지만 실패했다”라며 오현규가 눈도장을 찍지 못했기 때문에 외면당했다고 주장했다.


세인트 미렌전 득점이 오현규에게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로저스 감독 체제로 바뀐 이후 한동안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하거나 출전하더라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오현규는 세인트 미렌전에서 교체 투입 이후 결승골을 터트리며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로저스 감독이 칭찬할 정도로 좋은 인상을 남긴 만큼, 이번 득점은 앞으로 셀틱 생활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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