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부담 3조원 줄여주자"…이재명, 정부 긴축에 '확장재정' 맞불

오문영 기자 2023. 11. 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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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정부의 긴축재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경제성장률 3% 회복을 위한 제안'을 내놨다.

미래 투자 확대와 내수 진작을 위해 재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게 핵심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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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생경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1.0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정부의 긴축재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경제성장률 3% 회복을 위한 제안'을 내놨다. 미래 투자 확대와 내수 진작을 위해 재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게 핵심 내용이다. 모태펀드(벤처 기업 육성을 위해 한국벤처투자가 운영 중인 펀드) 예산 2배 확대, 민간 이자부담 완화를 위한 금리인하 프로그램, 청년 교통패스 등 구체적인 방안들을 담았다.

그간 정부를 향해 긴축재정 기조 전환을 촉구해오던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직접 대안을 제시해 제1야당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예산 정국에서 확장 재정을 강조하는 것이 내년 4월 총선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판단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민생경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소비·투자·수출이 모두 감소하는 트리플 위기가 발생했다"며 "(우리나라가) 트리플위기를 맞은 것은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우리 국민들은 '경제 좀 살려달라'고 절규하는데 윤석열 정부는 '건전재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며 "가계와 기업이 타격을 받으면 정부가 나서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 정부가 어떻게 가계와 기업 고통에 무감각할 수 있는지, 기본적 경제 논리에 무지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 온 뒤 땅이 굳어지듯 더 단합된 힘으로 유능한 정당, 효능감 있는 정치를 실천하겠다"며 "민생경제회복을 위한 성장률 3% 달성을 확실히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경제 회복을 이끌 동력으로 미래 투자 확대와 가계 소비 진작을 거론했다. 그는 "성장률 3%를 달성하려면 경제를 회복시킬 쌍끌이 엔진이 필요하다"며 "한 축은 연구기술 개발과 신성장 동력 발굴, 미래형 SOC(사회간접자본) 투자이고 다른 한 축은 수요 부족 개선을 위한 소비 진작"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미래 투자 확대 관련해 △모태펀드 예산(중소벤처기업부 3135억원) 2배 이상 확대 △재생에너지 관련 예산 증액(2022년 수준) △SOC 투자 확대를 통한 디지털 인프라 구축 등을, 소비 진작과 관련해 △1년 한시 임시 소비세액공제 △지역화폐 예산 확보 △3조원가량 이자 부담을 줄이는 민관 협력 금리인하 프로그램 △청년 3만원 패스(대중교통 무제한 정기권) 등을 제안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생경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1.02.

당대표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 대안을 제시한 배경에는 확장 재정 기조를 내세워 정국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민생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고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정부가 긴축 재정을 강조하는 것이 내년 총선을 어렵게 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대표도 회견에서 정책 실현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신감 있는 태도로 일관했다. 특히 임시 소득세액공제 등 법 개정으로 추진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가급적 협의를 통해 정부와 가능한 타협안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국민 동의를 얻어 정부·여당도 어쩔 수 없이 동의하도록 만드는 게 저희 능력이 아니겠나"라고 밝혔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제안했던 '3자 회동' 재요청 여부에 대해서는 "메아리 없는 함성도 한 두 번"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구호나 선언보다는 실제 할 수 있는 실천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지금 필요한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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