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AI칩 기대에도 월가 목표가 하향 ‘러시’…왜 (영상)

유재희 2023. 11. 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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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4Q AI칩 대량생산...내년 20억달러 매출” 전망
AI칩 성과 가시화 기대에 주가 급등
“AI칩 경쟁력 기대” VS “저조한 게임·임베디드가 발목”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글로벌 반도체 설계 기업 AMD(AMD)가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칩 ‘MI300’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월가에선 AMD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AMD 주가는 전일대비 9.7% 급등한 108.04달러에 마감했다. AMD는 전날 장마감 후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선 분위기가 썩 좋지 않았지만 이날 분위기는 달랐다.
AMD는 1969년 설립된 반도체칩 설계 기업으로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모두 취급하고 있다. CPU 시장에선 인텔과 GPU 시장에선 엔비디아와 경쟁 관계를 구축 중이다.

3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4% 증가한 58억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7달러로 시장 예상치 각각 57억달러, 0.68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부문별로는 AI 칩 등이 포함된 데이터센터 매출은 16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고 PC용 칩이 포함된 클라이언트 매출은 14억5000만달러로 전년대비 42% 급증했다. 게이밍과 임베디드 매출은 각각 15억달러, 12억달러로 각각 8%, 5% 감소했다. 업황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PC 부문을 제외하면 ‘그닥’이었던 셈이다.

여기에 AMD는 4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61억달러로 제시해 실망감을 안겼다. 시장 예상치 64억달러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반전카드는 AI 칩에 있었다. AMD는 “4분기부터 차세대 AI 칩인 ‘MI300’을 대량 생산할 예정”이라며 “AI 칩 매출이 4분기에 4억달러, 내년에는 20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가에선 10억~15억달러 수준을 기대한 바 있다. 이날 주가 급등 배경이다.

하지만 월가에선 목표가 하향이 이어졌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 월가 분석가 15명이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특히 트루이스트는 투자의견 ‘보유(중립)’를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종전 128달러에서 98달러로 대폭 낮췄다. 월가 목표가 중 최하단이다.

강력 매수와 매수, 비중확대 등 긍정적 의견을 유지하고 있는 UBS(145→135달러), 미즈호(140→130달러), 바클레이즈(145→120달러), 웨드부시(155→130달러), 모건스탠리(138→128달러), 레이몬드 제임스(145→125달러), 키방크(160→140달러) 등도 일제히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라즈곤 애널리스트는 “20억달러 규모로 제시한 MI300 매출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신뢰한다”며 “다만 그동안 AI 칩에 대해 더 낙관적으로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눈높이에는 조금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게임과 임베디드 부문의 역풍이 당분간 실적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AMD에 대해 가장 보수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트루이스트의 윌리암 스테인 애널리스트도 “게임과 임베디드 부문은 4분기에도 저조한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며 “3분기 실적에서 클라이언트 부문이 유일하게 전년대비 성장세를 기록했는데 새로운 CPU 경쟁자들의 압력이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AI 시장내 강력한 엔비디아(NVDA)의 지배력을 고려할 때 AMD의 위치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목표가 하향에는 동참했지만 여전히 낙관론을 유지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스리니 파주리 애널리스트는 “(실적) 예상치를 낮추고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AI/ML(머신러닝) 잠재력에 따른 AMD 성장 스토리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장기적으로 1000억달러 규모 시장으로 성장할 AI 시장에서 AMD가 10~20%의 점유율을 차지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비벡 아리아 애널리스트도 “MI300은 하이퍼스케일러(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규모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 다양한 기업, AI 스타트업 전반에 걸쳐 건전한 견인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며 “AMD가 전망한 AI 칩 대량 생산 계획과 판매 계획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월가에서 AMD에 대해 투자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는 총 45명으로 이 중 34명(75.6%)이 매수(비중확대 및 시장수익률 상회 등 포함)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평균 목표주가는 133.47달러로 이날 종가보다 23.5% 높다. AMD 주가는 올 들어 67% 올랐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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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 (jhyoo76@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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