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비둘기 날갯짓에 반도체·2차전지 '쑥'…연말 랠리 가능할까?

김소연 기자 2023. 11. 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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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코스피가 전 거래일(2301.56)보다 41.56포인트(1.81%) 오른 2343.12에 장을 마친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39.23)보다 33.61포인트(4.55%) 상승한 772.84에 거래를 종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57.3원)보다 14.4원 내린 1342.9원에 마감했다. /사진=뉴시스


증시에 드리워졌던 가장 큰 먹구름이 걷혀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비둘기파(통화완화)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미국 채권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여기에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실적이 호조를 보인 것도 투자심리 회복에 크게 기여했다. 공매도 잔고가 높았던 2차 전지 종목들은 숏커버링 여파로 주가가 튀어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암울했던 증시가 연말 랠리에 대한 힌트를 찾을지 기대감이 커진다.

2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41.56포인트(1.81%) 상승한 2343.1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더 크게 올라 33.61포인트(4.55%) 상승한 772.84를 기록했다.

이날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돌아온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1413억원 순매수하면서 기관(2726억원)과 더불어 시장 강세를 이끌었다. 전날까지는 코스피 시장에서 8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가면서 총 2조1400억원 팔아치웠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는 2785억원 어치 더 크게 순매수해 오후 들어 코스닥 상승폭이 커지는데 기여했다. 기관도 1931억원 사들이며 동참했다.

반면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368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4974억원 순매도했다.

리사 수 AMD 회장/사진=뉴스1


이날 상승장은 반도체와 2차전지가 이끌었다. 삼성전자가 1.6% 올랐고 특히 SK하이닉스는 AI(인공지능)향 반도체 기대감 속 주가가 4% 넘게 상승하면서 장중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시가총액 2위 자리를 탈환하기도 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인공지능(AI) 칩 부문 매출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 간밤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10% 가까이 오른 여파다. 지난 1일(현지 시각)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는 "AI 칩인 그래픽처리장치(GPU) 매출이 내년 2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수출이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89억4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3.1% 줄어드는데 그치면서 회복 기대감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산업 회복 기대감 속 코스닥 시장 내 일반전기전자와 반도체업종지수도 각각 11%, 7% 급등했다.

낙폭이 컸던 2차전지도 저가 매수세 유입, 숏커버링 등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3.71% 오르는 것을 비롯해 POSCO홀딩스와 삼성SDI는 각각 6.21%, 5.99% 뛰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15.06% 급등했고 에코프로와 포스코DX, 엘앤에프도 각각 8.71%, 5.49%, 12.44% 뛰어올랐다. 이중 에코프로비엠은 외국인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주가가 올라 기존 공매도 투자자들이 숏커버링에 나섰을 가능성도 높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월30일 기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공매도 잔고 금액은 각각 1조749억원, 1조483억원으로 전체 주식 대비 공매도 잔고비중이 각각 6.1%, 5.6%로 높은 편이다.

/사진=임종철


시장 분위기가 한꺼번에 풀리면서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부풀어오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중금리 정점 통과 기대와 통화정책 불확실성 제어가 결국 증시 반등 탄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이날 상승세는 △미국 재무부 국채발행 계획 발표 이후 수급 불안 해소가 기대되고 △경제지표(ADP 고용, ISM제조업지수) 예상치 하회, △미국 4분기 성장률 전망 하향조정에 따른 경기 모멘텀 정점 통과 기대 △파월 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따른 채권금리 하락이 고루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증시 상승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내년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해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 본부장은 우리나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이기 때문에 수출이 좋다는 것이 기업 호실적 기대감으로 이어져 이날 반도체 위주로 올랐다"며 "11월 한달만 놓고 보면 많이 빠진 만큼 좋겠지만 내년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에 연말 랠리를 점치기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그는 "당분간 시장이 박스권 안에서 테마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기업 이익 추정치가 둔화되고 있는데 이게 돌아서야 안정적으로 시장이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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