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탐사선 ‘루시’, 소행성 ‘연속 방문’ 시작했다
2027년 목성과 같은 공전궤도 소행성 첫 관측
태양계 외행성 성분 밝힐 ‘타임캡슐’ 기대
태양계 내 소행성을 연속적으로 들르도록 설계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탐사선 ‘루시’가 첫 방문지인 ‘딘키네시’ 소행성에 계획대로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 루시는 2033년까지 모두 10개 소행성에 접근해 스치듯 비행하며 관측 활동을 할 예정이다. 특히 루시는 지금까지 인류가 한 번도 탐사한 적 없는 목성 궤도 주변의 ‘트로이 소행성군’을 근거리에서 살필 계획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21년 10월 발사한 우주 탐사선 루시가 1일(현지시간) 딘키네시 소행성을 스치고 지나가는 임무에 성공했다고 이날 밝혔다. 단키네시 소행성은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 있고, 지름은 760m 내외다.
루시는 딘키네시 소행성 근처 425㎞까지 접근했으며, 총탄의 5배인 초속 4.5㎞로 비행했다. 고해상도 카메라와 적외선 분광기 등을 통해 잡아낸 자료들은 전파에 실려 일주일 뒤 지구에 도착한다.
루시의 임무에서 흥미로운 점은 루시가 방랑자 같은 방식으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우주 탐사 임무는 대개 특정 천체 한 개를 정해 놓고 집중적인 관찰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루시는 딘키네시를 포함해 2033년까지 총 10개의 소행성에 접근할 예정이다. 모두 착륙하지 않고 가까이 접근해 관찰만 한다.
루시가 주로 관측할 소행성들은 특별하다. 2025년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 존재하는 ‘도널드 요한슨’을 거치고 나서 2027년부터 목성과 동일한 공전 궤도를 가진 소행성들을 집중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2027년부터가 루시 임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이다. 딘키네시와 도널드 요한센 소행성 접근은 본격적인 관측 임무를 위해 각종 기술적인 점검을 하는 ‘워밍업’에 가깝다.
우주 과학계에서는 2027년부터 루시가 집중 관측하려는 소행성들, 즉 특정 천체와 공전 궤도를 공유하면서 추격하듯 움직이는 소행성들을 ‘트로이 소행성군’이라고 부른다. 목성의 트로이 소행성군은 목성과 같은 경로로 태양 주위를 뱅글뱅글 돈다는 뜻이다. 경마에 비유하면 목성이 1위 경주마, 트로이 소행성군은 같은 경마장에서 1위를 추격하는 다른 경주마들인 셈이다. 목성 트로이 소행성은 7000여개 이른다.
목성 트로이 소행성군에 인류가 탐사선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행성은 크기가 작고, 어두워 지구의 망원경으로 자세히 관측하는 것은 어렵다.
NASA는 루시를 통해 트로이 소행성군을 관측하면 태양계 외행성, 즉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의 화학적 조성을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양계가 생기던 약 45억년 전, 외행성들이 형성되고 남은 부스러기가 트로이 소행성군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빵 부스러기를 맛보면 빵 전체의 맛이 어떨지 가늠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NASA는 공식 자료를 통해 “트로이 소행성군은 태양계 탄생 시점에 만들어진 ‘타임캡슐’이나 마찬가지”라며 “트로이 소행성들의 표면 특성 등을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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