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결국 ‘화물사업’ 뗀다…큰 산 넘었지만 누가 사갈까

[사진출처=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사업부 매각을 승인하면서 대한항공과의 합병에 한발짝 더 다가섰지만 남은 과제가 산적한 만큼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2일 이사회를 열고 대한항공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할 시정조치안에 포함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리 매각안’을 가결 처리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 참석한 5명의 이사(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 가운데 찬성 3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해당 안건은 가결 처리됐다. 원유석 대표와 사외이사 2명이 화물사업 매각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30일 이를 논의하기 위해 이사회를 열었지만 격론 끝에 표결을 치르지 못하고 정회했다가 3일만에 다시 이사회를 속개했다.

가결 소식 직후 대한항공도 EU에 시정조치안 제출 계획을 밝혔다. 이르면 이날 EU 집행위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EU 집행위는 시정조치안을 검토한 뒤 올 연말 승인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측은 “이번 양사 이사회 승인에 따라 유럽 경쟁당국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하게 됐으며 남은 기업결합심사 과정에 긍정적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유럽 경쟁당국의 이번 최종 시정조치안 제출을 기점으로 빠른 시일 내에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남아 있는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국제정세 불안과 유가 상승, 고금리 등에 따라 영업환경이 악화하는 만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자금 지원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지속 악화 중”이라며 “장기화되는 기업결합심사 기간을 버틸 수 있도록 당사의 인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결정으로 대한항공과의 합병에 한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방안이 결정된 만큼 유럽 화물 노선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면서 기업결합에서 가장 큰 장애물을 넘었다고 보고 있다. 양사의 기업결합은 현재 미국과 EU, 일본 반독점당국의 심사를 남겨둔 상태다.

다만 여전히 남은 과제가 산적한 만큼 합병에 속도가 붙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당장 화물사업부를 인수할 업체를 선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 가능성이 거론되는 LCC는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에어인천, 에어프레미아 4개사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과 체급이 현격히 차이 나는 만큼 현실적으로 인수가 가능한 곳이 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노조 측의 반발을 잠재워야 하는 것 역시 과제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노조(일반노조)와 조종사노조 등은 회사의 화물 사업을 다른 항공사에 넘기는 방식에 대해 고용 볼안 등의 이유로 반대해왔다.

일반노조는 EU 집행위 측에 반대 서명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일반노조 관계자는 “이날 이사회에서 내린 화물 사업부 매각에 대한 결정에 노동조합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이번 결정으로 EU, 미국, 일본에서의 거래 종결 때까지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과 가치는 계속해서 떨어지게 될 것이며 당사 노동자의 고용 불안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