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실 학대'로 세상 떠난 아영이, 4명에 기적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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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 통해 보던 세상이 전부이던 아이는 흙도 밟고, 집에서 또래 아이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가 누리는 평범한 일상은 모두 아영이 덕분입니다."
부산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머리를 다친 뒤 뇌사 장기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고(故) 정아영양(4) 심장을 이식받은 아이의 주치의가 최근 아영이 부모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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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 통해 보던 세상이 전부이던 아이는 흙도 밟고, 집에서 또래 아이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가 누리는 평범한 일상은 모두 아영이 덕분입니다."
부산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머리를 다친 뒤 뇌사 장기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고(故) 정아영양(4) 심장을 이식받은 아이의 주치의가 최근 아영이 부모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다.
2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등에 따르면 아영이 심장을 기증받은 2세 아이의 주치의 A씨는 편지에서 "저는 아이를 400일 가까이 돌봤다. 돌 무렵 심부전으로 입원한 아이는 심실 보호장치에 의지해 병원에 갇혀 지냈다"며 "입원하고 두 번째 여름을 맞이할 무렵 아영이를 통해 생명을 선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다인실 창문을 통해 보던 세상이 전부이던 아이는 덕분에 비로소 흙도 밟고, 집에서 또래 아이처럼 지내고 있다"며 "450일 지나 병원 밖을 처음 경험한 아이는 모든 걸 신기해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아이가 누리는 평범한 일상은 모두 아영이 덕분"이라며 "성인 키 정도 되는 생명유지장치 줄에 매여 기계로부터 떨어지지 못하고 살던 아이의 기적 같은 일상은 모두 아영이와 힘든 결정을 해준 부모님 덕분"이라고 감사해했다.
A씨는 "(아영이 심장이) 오래오래 뛸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돌보겠다. 세상에 이로움이 되는 선한 아이가 되길 곁에서 돕겠다"며 "아이가 더 자라면 '두 사람 몫을 살아야 한다'고 감히 부담을 주겠다. 아이를 볼 때마다 아영이를 기억하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아영이 부모님도 아파하지만 마시고, 아영이를 만나는 날까지 웃는 날 많으시길 기도한다"고 인사했다.
아영이는 2019년 10월 부산 동래구 한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지 5일 만에 머리를 다쳐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간호사 B씨(30대)가 아영이의 다리를 들어 올렸다가 바닥에 떨어뜨려 두개골이 골절됐기 때문이다.
4년 가까이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호흡하던 아영이는 지난 6월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뇌사 상태에 빠졌다. 아영이는 심장, 폐, 간, 신장을 기증해 또래 환자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B씨는 2019년 10월 5~20일 해당 산부인과에서 신생아들을 21회에 걸쳐 상습학대한 혐의로 지난 5월 징역 6년을 확정받았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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