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성패, 데이터에 달렸다] 제약바이오 단 두곳만 A+등급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적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글로벌 고객의 주문을 받아 의약품을 개발·생산하는 CDMO(위탁개발생산) 회사와 업계 규모 선두권 기업들은 우수한 평가를 받는 반면 ESG 경영에 늦게 합류한 중소 제약사들은 대부분 취약 평가를 받아 양극화가 빚어지고 있다.
한국ESG기준원(KCGS)이 실시한 2023년 ESG 평가 및 등급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케미칼만이 A+(매우우수) 등급을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환경 등급 A, 사회 등급 A, 지배구조 등급 A+ 등급을 받았고, SK케미칼은 환경 등급 A+, 사회 등급 A+, 지배구조 등급 A를 받았다. ESG 통합 A등급(우수)에는 LG화학,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에스티, 유한양행, 일동홀딩스, 한독, HK이노엔, 에스티팜 등 총 10개사가 포함됐다.
B+(양호) 등급을 받은 기업은 JW중외제약, JW생명과학, JW홀딩스, 경보제약, GC녹십자, 녹십자홀딩스, 대웅, 대웅제약, 보령, 부광약품, 일동제약, 종근당, 종근당바이오,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씨젠 등이다. 중간 등급인 B(보통)를 받은 12곳은 대원제약, 셀트리온, 유나이티드제약, 한올바이오파마, HLB생명과학, GC셀, 휴온스, 휴젤 등이다.
반면 C등급(취약)을 받은 회사는 광동제약, 국제약품, 동성제약, 동화약품, 삼일제약, 삼진제약 등 30곳이고, D등급을 받은 기업도 36곳에 달했다. D등급(매우취약)에는 덴티움, HLB글로벌, 신풍제약, 유유제약, 메디톡스, 삼천당제약, 셀트리온제약, 현대바이오 등이 포함됐다. 최고 등급인 S(탁월)를 받은 곳은 작년에 이어 한 곳도 없었으나, 꾸준하게 ESG 경영 행보를 이어온 온 기업들은 지난해 대폭 개정된 평가에 대한 대응 수준이 향상됐다. 특히 'B+' 등급 이상을 획득한 기업 비율이 전년 대비 10% 포인트(32→42%) 증가했다.
A+(매우우수)를 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탄소배출 저감 활동을 적극 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머크, 노보 노디스크, 로슈, 사노피 등 7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이 참여하는 'SMI 헬스 시스템 TF(태크스포스)'에도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SMI는 2020년 세계경제포럼 이후 영국 찰스 3세 주도로 출범한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SMI에 글로벌 CDMO 중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면서 "TF 내 공급망 부문 의장을 맡아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 A등급을 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6월, 출범 후 첫 번째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며 ESG 경영 강화를 위한 4대 전략 방향을 수립했다. 특히 '친환경 경영 체계 구축'에 집중하기로 하고 환경경영체계 고도화, 넷제로 실현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에 힘쓰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친환경 경영 활동을 통해 지난 2021년 온실가스 원단위 배출량과 에너지 원 단위 소비량을 2019년 대비 70% 이상 줄였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그룹도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상반기 협력사들과 '지속가능한 상생 경영'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협력사들이 독자적인 ESG 경영 체계를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는 ESG 가이드라인도 내놨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ESG경영실을 신설해 사장 직속으로 배치했다. '건강한 내일, 함께하는 유한' 슬로건 아래 ESG를 연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펴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노을공원 숲 가꾸기, 버들생명 플로깅, 지구를 위한 옷장 정리 등 임직원과 가족이 참여하는 친환경 활동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근당그룹은 올해 7월 ESG 경영 성과와 비전을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처음 발간했다.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40%를 감축하고 용수 재활용률을 4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동아에스티는 환경 부문에서 온실가스, 에너지 사용량 등 다양한 환경지표와 활동을 환경보고서로 제작했다. 아울러 환경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 환경 관련 이슈를 정기적으로 이사회에 보고한다.
제약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빅파마들은 생산 단계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시작이 늦었지만 국내 기업들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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